“늘 배려하며 살았으니 된 거지”
“늘 배려하며 살았으니 된 거지”
  • 영광21
  • 승인 2018.02.0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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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배 어르신 / 염산면 옥실리

현재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정한 모습에 장난기 가득한 얼굴이 인상적인 염산면 옥실리 김금배(91) 어르신.
전국에 몰아닥친 매서운 한파에도 경로당에 나와 마을주민들과 함께 편안한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1살 때 함평에서 이곳 염산면 옥실리로 이사를 와 그 뒤로 지금까지 쭉 살고 있다는 김 어르신은 “태어나기만 함평에서 태어났지 기억도 없을 때 이곳으로 와 지금까지 살고 있으니 염산면 토박이나 다름없다”고 말한다.
염산면으로 와서 자란 김 어르신은 23살에 중매로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했다.
처음 부부의 연을 맺은 그날, 어르신보다 5살 어린 18살의 신부를 아내로 맞이했던 김 어르신은 현재 70여년의 세월을 아내와 함께 보냈다.
아들 둘에 딸 넷을 낳고 함께 6남매를 키웠던 김 어르신 부부. 김 어르신은 당시 아이들이 모두 말도 잘 듣고 공부도 잘했다고 그 시절을 회상한다.
“아이들이 모두 정말 말도 잘 듣고 공부도 잘했어”라며 “정말 착하고 좋은 아이들이었는데 내가 그때 형편이 어려워서 못해준 것이 많아서 그게 아직도 마음에 걸려”라고 말하는 김 어르신.
다른 무엇보다도 가족들에게 제대로 해주지 못했다는 것이 가장 크게 마음에 남아 아직까지도 신경이 쓰인다.
하지만 그런 어려운 형편에도 잘 자라준 아이들은 현재 광주, 대구, 인천 등에서 자신만의 역할을 찾아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다.
지금은 매일같이 어르신에게 전화를 하며 안부를 묻고 있다는 김 어르신의 자녀들.
김 어르신은 “아이들이 맨날 전화도 하고 정말 나한테 잘해”라며 “내가 그렇게 못해준게 많은데도 나한테 잘하는거 보면 기특해”라고 말한다.
매일같이 부모에게 전화를 하며 어르신을 챙기는 자녀들이지만 정작 김 어르신은 휴대폰을 잘 가지고 다니지 않아 자녀들이 걱정을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고.
“늘 가지고 다녀야지 생각을 하지만 생각만 할 뿐 잘 지켜지지 않아 고민이다”고 웃는 김 어르신.
명절 때는 항상 모두가 김 어르신 집으로 모이거나 큰아들 집으로 갈 때도 있다.
다가오는 이번 설에도 모두가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는 김 어르신은 자녀들과 손주들을 볼 생각에 벌써부터 설렌다.
김 어르신은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라고 얘기한다.
성슬기 기자 ssg5991@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