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누렁이가 가득 품은 가곡1리
황금 누렁이가 가득 품은 가곡1리
  • 영광21
  • 승인 2018.02.2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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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 홍농읍 가곡1리

설을 앞두고 이웃 간의 정이 넘친다. 마을 어르신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선물을 나눠주기에 여념이 없다.
자연마을이 황곡마을 하나로 구성된 홍농읍 가곡1리(이장 주기홍) 주민들은 황금개의 해인 무술년 설날을 맞이해 더욱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가곡1리는 420여년전 주구라는 사람이 피난을 와 정착하면서부터 마을이 형성됐고 황구와 닮아 ‘황구지’라 부르다 100여년 전부터 ‘황곡’이라 부르고 있다.
뒷산이 마을을 감싸 안은 형국이 영락없이 새끼를 품은 누렁이의 모습이라고 해 붙여진 황곡마을.
마을이 형성되고 강산도 40번 넘게 바뀌면서 지금은 형세가 많이 달라졌지만 마을 어르신들은 여전히 황구를 기억한다.
“마을 뒤짝으로 개꼬리하고 다 있어. 경천네 집 뒤가 주뎅이고 상복이네가 앞발이고, 저기 중구네가 뒷발이여”라고 입을 모으는 어르신들.
황금개의 기운을 받아서일까? 황곡마을은 장수마을로도 유명하다. 마을주민들 대부분 70~80대가 넘었지만 여전히 기운이 펄펄 넘친다.
지금은 30호에 100여명이 살고 있지만 예전에는 50호가 넘을 정도로 번성한 마을이었단다. 특히 철원주씨들이 많이 머물러 마을에 주씨가 유독 많다고.
어느새 많은 이들이 도시로 떠났지만 마을주민들은 그럴수록 더욱 곰살궂게 가족처럼 이웃을 챙기며 더욱 화목하게 살아가고 있다.

정으로 똘똘뭉친 황곡마을
마을주민들은 매일 경로당에 모여 점심과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정을 나눈다.
젊은 사람이 없어 일손이 아쉽긴 하지만 마을주민들 모두 한마음으로 돕다보니 힘든 일도 거뜬하게 해낸다.
지금은 인구가 많이 줄어든 탓에 예전처럼 전통행사를 다 치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백중날만큼은 꼬박꼬박 챙기면서 살뜰한 정을 나누고 있다.
주기홍 이장은 “젊은 사람들이 없다보니 아무래도 농사를 짓거나 마을을 위한 일을 하는데 아쉬움이 있습니다”라며 “그래도 마을주민들 모두 사이가 좋고 돈독해 어려운 일도 함께 해결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마을주민들은 마을에 복이 넘치고 한마음 한뜻으로 지낼 수 있는 것은 모두 이장의 덕이다고 입을 모은다.
마을주민들은 “이장이 지금 3년째 마을일을 도맡아 처리하고 있어”라며 “마을일이라면 열일 제쳐두고 솔선수범하는 이장 덕분에 힘든 줄 모르고 지내고 있어”라고 말한다.
주민들의 설날 소망은 마을주민들 모두 건강하고 무탈한 한해를 보내는 것이다.
마을주민들은 “지금처럼만 다들 화목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어. 한해 근심, 걱정없이 모두 편안하게 한해를 보내는 것이 소망이야”라고 입을 모은다.
주 이장은 “인구가 줄어들어 걱정이긴 하지만 그 외에는 모두 마을에서 해결하고 있으니 불편한 점도 별로 없습니다”라고 얘기한다.
김진영 기자 8jy@yg21.co.kr

주기홍(73) / 이장
젊은 인구가 줄어들어 걱정이지만 마을주민들이 힘을 모아 어려운 일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적어도 백중날은 꼬박꼬박 챙기며 이웃간 정을 나누고 있습니다.
마을을 위해 봉사하는 주민들이 많아서 늘 웃음이 넘치고 정으로 똘똘 뭉쳐 삽니다.

유순례(79) / 마을주민
우리 이장은 사람이 참 푸근하고 좋아. 마을을 위한 일에는 언제나 제일 먼저 나서서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몰라.
다른 마을 이장들보다도 우리 이장이 최고야.

주병종(78) / 마을주민
우리 마을은 400여년 전부터 사람들이 모여 살던 전통이 있는 마을이야. 마을에 철원주씨들이 많이 살고 있고 황구가 지키고 있는 마을로 유명했어. 넓은 산 앞으로 마을이 펼쳐져 있어서 풍경이 최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