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풀공예 전통을 잇다
짚풀공예 전통을 잇다
  • 영광21
  • 승인 2018.02.2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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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곡리 짚풀공예교실

“나는 배운 것이 이것뿐이라 소일거리 삼아 하는디 사람들이 좋아하더라고. 그래서 갈쳤지. 지금은 4명이 배우고 있어.”
불갑면에서 우곡리 짚풀공예교실을 운영하는 홍성우(85) 명장이 주름진 손으로 작품을 어루만진다.
마당 한쪽에는 짚으로 만든 인형과 복주머니, 짚신, 삼태기 등 어르신의 작품이 수북이 쌓여있다.
어르신이 손수 만든 작품들을 하나, 둘 보여주며 어린 시절 짚으로 멍석, 망태기를 만들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새끼 3말을 꼬면 살림을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던 그 때 그 시절 어르신은 15살 무렵부터 나무장사를 했다. 산림법이 엄해 소나무를 베지는 못하고 나뭇가지를 팔아 생활했다.
홍 어르신에게 또 하나 생계수단이 있었다면 짚신을 만드는 것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손재주가 좋아 아버지, 할아버지가 하는 것을 어깨너머로 보고 배운 홍 어르신은 짚신도 만들고 멍석도 만들며 그렇게 짚풀공예를 접하게 됐다.
홍 어르신의 작품은 소박하다. 작고 아담하면서도 실용적이다. 작품속에 어르신의 삶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까닭이다.
손에서 손으로, 할아버지에서 아버지로 그렇게 이어지는 전통 짚풀공예의 특징이 그대로 담겨있다.
한 때는 낙안읍성에서 초가집을 엮기도 하고 광주에서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던 홍 어르신은 고향으로 돌아와 짚풀공예를 가르치고 있다.
처음에는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졌다가도 참지 못하고 그만둬버리기 일쑤였다. 지금은 4명의 지역주민이 짚풀공예를 배우고 있다.
한 회원은 “짚풀공예라는 것이 손에 숙달되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배우기 어렵다 보니 호기심에 시작하더라도 꾸준한 인내력이 없으면 버티기 어렵습니다”라고 말한다.
홍 어르신에게 바람이 있다면 짚풀공예를 가르칠 만한 공방이 마련되는 것이다. 홍 어르신은 “배우겠다는 사람이 있어도 짚풀공예를 가르칠 장소가 마뜩잖아”라며 “소일거리삼아 가르치는데 공방도 없고 재료비도 많이 들어서 어려움이 많아. 짚풀공예를 전수할만한 장소가 있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한다.
김진영 기자 8jy@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