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배운 것이 이것뿐이라 소일거리 삼아 하는디 사람들이 좋아하더라고. 그래서 갈쳤지. 지금은 4명이 배우고 있어.”
불갑면에서 우곡리 짚풀공예교실을 운영하는 홍성우(85) 명장이 주름진 손으로 작품을 어루만진다.
마당 한쪽에는 짚으로 만든 인형과 복주머니, 짚신, 삼태기 등 어르신의 작품이 수북이 쌓여있다.
어르신이 손수 만든 작품들을 하나, 둘 보여주며 어린 시절 짚으로 멍석, 망태기를 만들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새끼 3말을 꼬면 살림을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던 그 때 그 시절 어르신은 15살 무렵부터 나무장사를 했다. 산림법이 엄해 소나무를 베지는 못하고 나뭇가지를 팔아 생활했다.
홍 어르신에게 또 하나 생계수단이 있었다면 짚신을 만드는 것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손재주가 좋아 아버지, 할아버지가 하는 것을 어깨너머로 보고 배운 홍 어르신은 짚신도 만들고 멍석도 만들며 그렇게 짚풀공예를 접하게 됐다.
홍 어르신의 작품은 소박하다. 작고 아담하면서도 실용적이다. 작품속에 어르신의 삶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까닭이다.
손에서 손으로, 할아버지에서 아버지로 그렇게 이어지는 전통 짚풀공예의 특징이 그대로 담겨있다.
한 때는 낙안읍성에서 초가집을 엮기도 하고 광주에서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던 홍 어르신은 고향으로 돌아와 짚풀공예를 가르치고 있다.
처음에는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졌다가도 참지 못하고 그만둬버리기 일쑤였다. 지금은 4명의 지역주민이 짚풀공예를 배우고 있다.
한 회원은 “짚풀공예라는 것이 손에 숙달되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배우기 어렵다 보니 호기심에 시작하더라도 꾸준한 인내력이 없으면 버티기 어렵습니다”라고 말한다.
홍 어르신에게 바람이 있다면 짚풀공예를 가르칠 만한 공방이 마련되는 것이다. 홍 어르신은 “배우겠다는 사람이 있어도 짚풀공예를 가르칠 장소가 마뜩잖아”라며 “소일거리삼아 가르치는데 공방도 없고 재료비도 많이 들어서 어려움이 많아. 짚풀공예를 전수할만한 장소가 있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한다.
김진영 기자 8jy@yg21.co.kr
우곡리 짚풀공예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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