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역사가 살아있는 우리 마을이죠”
“오랜 역사가 살아있는 우리 마을이죠”
  • 영광21
  • 승인 2018.03.15 17: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86 - 군남면 동간2리

군남면 동간2리 마을입구에는 430살 먹은 할머니, 할아버지 느티나무가 양쪽으로 나란히 서있다.
어느덧 추위가 가시고 꽃피는 춘삼월, 할머니 당산나무 아래 정자에는 마을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서강(서편), 오강 2개의 자연마을로 이뤄진 동간2리는 46가구에 100여명의 마을주민들이 정감있게 살아가고 있다.
서강마을은 광주이씨 집성촌으로 1455년생인 이 은의 손자 이안례가 임진왜란때 직책을 맡고 왜군 어선이 나타난 곳을 본부에 알려주는 연락책 역할을 수행해 선무원종 이등공신을 하사받았다.
하사품으로 영광 청룡산(현 군남면 포천리~동간리 일대)과 들을 받아 개척해 마을이 형성됐다. 서강마을 또는 서편마을이라 했으며 입주할 때 심은 느티나무 세 그루는 현재 군보호수로 지정돼 있다.
오강마을은 서편마을 주민들이 입주해 마을이 형성됐으며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산의 형국이 요강과 같이 생겼다 해 오강이라 했다.
낮은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에는 마을회관, 외간경로당, 농기계창고, 마을정자가 있다. 마을이 비교적 넓고 농사지을 땅이 많은 편이지만 주민들의 90%가 70~80대로 고령자여서 대부분 농지를 임대로 내주고 있다. 마을주민들은 여느 농촌과 마찬가지로 주로 벼농사를 짓고 집에서 먹을 잡곡을 재배한다.

효심 많고 우애 깊은 마을 사람들
이용만 이장은 “우리 마을은 주민들끼리 서로 협동해 나무를 심고 가꿔 후손에게 유산으로 물려주고 국가에 충성하며 부모님께 효도하는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는 마을이다”고 말한다.
마을 입구 양편으로 있는 두 느티나무 사이에 홍살문이 위용을 자랑하고 그 뒤로 효열각, 보본문 등이 예사롭지 않다.
예로부터 마을에 효자효부가 많아 이를 기리기 위해 효열각이 세워졌고 이를 본받아 자손들도 효를 행하겠다는 의미로 보본문이 세워졌다.
마을주민들은 “우리 마을이 역사가 깊은 마을이야. 효자들이 많아서 효심에  마을을 지키고 계신 분들도 참 많지”라며 “마을 전통과 역사가 후손에게도 이어졌으면 좋겠지만 지금은 마을에 젊은 사람들이 없어서 아쉽고 슬퍼”라고 말한다.
올해 10년째 서강마을을 이끌어 가고 있는 이용만 이장은 마을주민들의 건강을 살피는 게 일이다. 주민들 대다수가 어르신들이기 때문에 거동이 불편하거나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에게 수시로 찾아가 안부를 확인하곤 한다. 10년을 꼬박 주민들의 집에 드나들며 집집마다 숟가락이 몇개인지도 알 정도로 주민들과 돈독한 사이를 자랑하는 이 이장. 10년의 세월이지만 그에게도 힘에 부치는 순간이 있다고 한다.
이 이장은 “항상 주민들의 안전을 1순위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마을을 더 안전하게 지키는 일에 저 혼자의 힘으로는 한계를 느낄 때가 있습니다. 마을 입구에 CCTV가 설치돼 주민들의 안전이 보장되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한다.
변은진 기자 ej5360@yg21.co.kr

이용만(62) / 이장

마을주민들 대다수가 어르신들이기 때문에 늘 건강을 보살펴드립니다. 오랜 시간동안 마을을 이끌어오면서 마을을 지키는 일에 한계를 느낄 때가 있습니다.
마을 입구에 CCTV가 설치돼 주민들의 안전이 보장됐으면 좋겠습니다.

심말례(79) / 여성노인회장

예전에는 마을에 큰 행사로 정월대보름에 불꽃놀이도 하고 농악놀이도 했는데 지금은 사람이 없어서 못하고 있어요.
대신 이장이 봄이면 마을주민들을 모아 꽃구경도 데려가주고 여행도 보내줘요. 꽃피는 날만 기다리며 하루를 보냅니다.

박윤덕(58) / 부녀회장

이장이 항상 주민들을 많이 도와줍니다. 10년간 마을을 이끌어 오시면서 이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계셔서 항상 감사해요.
역사 깊고 살기 좋은 우리 마을에 젊은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 동네가 북적북적해지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