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화합 잘 되는 우리마을 최고”
“주민들 화합 잘 되는 우리마을 최고”
  • 영광21
  • 승인 2018.03.2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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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 대마면 성산1리

어느덧 3월 끝 무렵이다. 우수·경칩을 지나며 따뜻한 기운이 감돌지만 여전히 아침, 저녁으로 한기가 든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에도 경로당에 모인 마을주민들은 서로의 건강을 챙겨주기에 여념이 없다.
자연마을이 평금마을 하나인 대마면 성산1리(이장 김영호)는 45가구 70여명의 주민들이 모여 살고 있다.
옛날에는 ‘쇠금金’에 ‘내천川’을 사용해 ‘금천마을’이라고도 불렸으나 일제 강점기 때 평금마을이라 개명됐다.
영광군과 고창군의 경계에 위치한 평금마을은 대부분의 주민들이 벼농사나 깨, 콩, 고추 등을 재배하며 살고 있다.
김영호 이장은 “마을주민의 90%가 65세 이상으로 고령화 마을입니다”라며 “여러 성씨들이 모여서 오순도순 사이좋게 살고 있습니다”라고 소개한다.
지난 2016년부터 마을 이장직을 맡아온 김영호 이장은 평금마을 토박이로 타지에서 생활하다가 고향에 대한 애정이 깊어 10년전 마을로 돌아와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김 이장은 매일같이 경로당을 드나들며 마을주민들이 평소 생활하며 불편하거나 어려운 사항은 없는지 점검하고 민원처리를 해주며 적극적으로 마을 일에 앞장서고 있다.

오랜 전통 지키는 평금마을 사람들
마을주민들은 매년 1월 그믐날이면 경로당에 모여 이감관이라는 마을 어르신을 위해 특별한 제사를 지낸다.
이감관은 조선조 중엽 평금마을에 살았다. 그는 재산은 넉넉하나 자식이 없어 외로운 생활을 지냈다.
마음씨가 착하고 도량이 넓어 주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아온 이감관이 하루는 주민들을 모아 평금마을의 수호신을 모시는 재단을 만들어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주민들과 이감관은 후손들이 오래오래 평금마을에 머물러 평안히 살 수 있도록 자라모양의 바위를 옮겨 재단을 만들고 매년 3월 그믐날에 마을 공동제를 지내게 됐다.
수년이 지나고 평금마을은 재앙이 없어지고 차츰 부자 마을이 됐다. 주민들끼리는 서로 돕고 협조하는 기풍이 일어나 인심 좋은 마을로 변했다.
마을을 위해 헌신하던 이감관은 어느덧 나이가 들어 모든 재산을 평금마을에 기부하고 운명했다. 마을주민들은 이감관에게 고마움을 보답하기 위해 마을 공동으로 장례를 치르고 매년 3월 그믐날이면 주민 모두가 모여 그의 제사를 지내주기로 했다.
마을 주민들은 “수백년이 지난 어르신의 이야기지만 우리 마을 전통으로 전해져오고 있어. 그 양반 덕분에 우리가 발 뻗고 편히 살고 주민들끼리 화합하며 살 수 있는거여”라며 “고마운 마음에 우리들은 아직도 이감관의 제사를 지내. 지금은 주민들이 바빠서 1월 그믐날로 제사를 앞당겼지만 이렇게라도 전통이 끊이지 않고 후손들에게도 전해졌으면 좋겠어”라고 말한다.
변은진 기자 ej5360@yg21.co.kr


 

김영호(72) / 이장

평금마을은 여러 성씨들이 모여 살지만 다른 마을보다 더 화목하고 주민들끼리 사이가 좋습니다.
2016년부터 마을을 위해 일하면서 싫은 소리 하지 않고 잘 따라주는 주민들 덕분에 하루하루가 보람됩니다.


 

오세례(68) / 부녀회장

우리 마을은 주민들끼리 서로 가족처럼 지냅니다. 매일 아침 마을회관에서 자주 보고 이야기하다보니 친자매, 친남매와 다름없어요.
앞으로도 주민들과 함께 행복하고 재미나게 살고 싶네요.


 

신태섭(75) / 노인회장

주민들 화합 잘되는 것이 우리 마을 최고 자랑입니다. 오래 전 이감관이라는 어르신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들이 편히 살 수 있습니다.
고마운 어르신의 이야기를 후손들에게도 전해주고 전통을 이어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