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신비를 배우는 사람들
자연의 신비를 배우는 사람들
  • 영광21
  • 승인 2018.03.2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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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교육 생약초교실

추위가 한풀 꺾이면서 어느덧 봄소식이 성큼 다가왔다. 움츠렸던 나뭇가지에는 새싹이 돋아난다. 대마 태청산에서 염산 봉덕산까지 들판을 곱게 물들이는 초록빛 야생화는 넘실대는 봄의 기운을 담아 생기를 잔뜩 머금고 있다.
야생화는 생명의 풀이다. 혹독한 자연을 이겨내고 움터 오르는 새싹은 온실속에서 찾을 수 없는 강인한 생명력을 담고 있는 까닭이다. 인공의 약재로는 빚어낼 수 없는 자연의 효능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산기슭에 듬성듬성 피어나는 작은 풀뿌리도 가볍게 지나칠 수 없는 배경이다.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야생화의 신비를 배우고 연구하는 이들이 있다. 평생교육 생약초교실(강사 김성희)에 모인 어르신 40여명은 매주 월요일 영광농협에 모여 배움에 대한 열의를 불태운다.
장수성 회장은 “오랫동안 강의를 듣는 회원들이 많아. 자격증만 없을 뿐 회원들 모두 약초에 능통해”라고 말한다.
이들은 직접 들에 있는 약초를 채취해 회원들끼리 나눠 먹기도 하고 또 건강에 좋은 약초를 찾아 함께 현장답사를 떠난다.
많은 연세에도 회원들 모두 약초에 능통할 수 있는 비결은 반복에 있다. 어르신들이 보여준 노트에는 약초의 효능과 주의사항에 대한 강의내용이 빼곡히 기록돼 있다. 회원들은 “나이가 들다보니 금방 잊어버려. 강의는 반복해서 듣고 노트에 그날 수업을 일일이 기록해. 나중에 찾아볼 수 있어서 참 좋아”라고 입을 모은다.
회원들은 창출, 우술, 애적 등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약초를 모아 위장약과 신경통약을 즉석에서 만들어낸다. 이들은 가족들에게도 건강에 좋은 약초를 이용해 한방약을 손수 만들어 선물해 줄 정도로 해박한 지식을 뽐낸다.
장 회장은 “지금은 자격증이 없어 약초를 판매할 수 없지만 직접 먹거나 가족들에게 선물하고 있어. 앞으로 자격증도 취득하고 허가를 받아 약초조합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이 목표야”라며 “또 식품허가를 받아서 지역의 약초를 사용해 만든 건강한 식품을 판매하고 싶어. 이곳에서 배운 지식을 활용해 지역사회를 위해 이바지할 수 있는 건강한 모임으로 발전했으면 좋겠어”라고 말한다.
김진영 기자 8jy@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