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살아계실 때 효도를 다해야지요”
부모님 살아계실 때 효도를 다해야지요”
  • 박은정
  • 승인 2005.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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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불갑면
영광종합병원 3층 병실 한켠, 오랜 병마에 시달린 듯한 노부의 곁을 지키는 사람이 있다. 그가 바로 김영숙(44)씨.

지나온 세월을 이야기하며 와락 눈물부터 쏟아내는 김 씨는 파킨스 병을 앓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7년간 수발했고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를 5년째 돌보고 있다.

불갑면 녹산리 후동마을이 고향인 김 씨는 마을의 품팔이와 막노동을 하며 생활하는 가난한 부모의 1남2녀의 큰딸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한다. 이렇게 어려운 환경에서 지내던 그는 영광 미용실에서 일을 하며 기술을 배웠고 서울 미용실에서 생활하다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다.

남편을 따라 경북 구미에서 생활하며 슬하에 2남을 두게된 그는 몸이 불편한 친정어머니를 모셔고 살았다. 그러던 중 시골에서 혼자 생활하던 친정 아버지가 억울한 누명으로 인한 충격으로 쓰러져 거동을 못하게 됐고 김 씨는 부모를 모두 구미로 모시와 병수발을 했다.

‘긴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듯이 김 씨의 남편은 이런 상황을 점점 이해하지 못했고 급기야 헤어져 부모를 모시고 고향 불갑으로 내려오게 됐다.

김 씨는 “남편과 자식을 두고 고향집을 찾으니 보일러에 기름도, 밥을 지을 쌀도 하나 없는 상황속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했다”며 “마을에서 쌀을 빌려와 그 쌀로 죽을 끊여드리며 하루 하루를 버텨왔다”고 지난 어려움을 밝혔다.

그후 두 아들을 데려와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어렵게 생활하던 중 아버지의 병세는 점점 악화됐고 그때부터 병원에 입원해 지금까지 3년 동안을 지내고 있다.

“아이들이 병원에서 학교를 다니며 어렵게 살아가고 있지만 이이들이 바르게 자라고 있어 위로가 되고 유일한 희망이 되고 있다”며 “가난해서 느끼는 설움이야 말로 다 할 수가 없지만 늘 도움을 주려는 고향 친구들과 특히 병원생활은 물론이고 크고 작은 모든 일에 섬세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 전정숙 간호과장님이 없었다면 이렇게 버텨 올 수가 없었을 것이다”고 주위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그는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서 병원에서 간병인 일을 조금씩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가진 것이 없어 마을의 머슴처럼 지낸 부모의 삶을 가슴아파 하는 김 씨. 그리고 부모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는 어머니를 위하는 아들들.

이들의 모습속에 ‘효자가 효자를 낳는다’는 옛말을 실감했고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우린 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돌아봐야겠다는 반성을 했다. 김 씨가 간절히 원하는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