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좋고 다정하니 더할 나위 없지”
“사이좋고 다정하니 더할 나위 없지”
  • 영광21
  • 승인 2018.04.2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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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 홍농읍 성산1리

청보리와 귀리가 푸르고 유채꽃은 봄을 알리고 있다. 들녘이 온통 노랗게 물든 홍농읍 성산1리(이장 주병규) 주민들은 유채꽃밭을 거닐며 모처럼 여유를 만끽한다.
자연마을이 버든마을 하나로 구성된 성산1리는 23가구에 7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밀양박씨 박상근이 장성군 성산에서 돌아와 신성마을이라 불렀지만 지금에는 버드나무가 많은 마을이라 지나가는 대사가 이름 붙였다는 버든마을. 그 전에는 마을주변에 버드나무가 많아 말을 메어 놓았다 해 ‘마촌’으로도 불렀다고 한다.
마을주민들은 “예전에 우리 마을은 최고의 상업 지역이었어요. 먹고 살기 참 좋았죠. 원자력발전소가 건설되면서부터 살기가 어려워져 한때는 주민들끼리 화합이 흐트러지기도 했어요. 그래도 지금은 그 어느 곳보다 화합하며 다정하게 지내니 더할 나위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2006년 홍보전시관 건설이 추진되면서 성산1리 마을이 철거에 들어갔다. 그 당시 성산1리에 속했던 여산마을은 일부가 사라지고 당시 성산2리였던 버든마을에 편입됐다.
마을 철거로 인해 성산1리가 2리에 편입되며 그 당시의 2리가 지금의 1리로 변경됐다. 지금의 버든마을은 23가구에 7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지만 예전에는 120가구가 넘을 정도로 번성한 마을이었다.

어르신 공경하는 효자마을
너무나도 많이 변해버린 마을의 모습. 소중한 보금자리를 떠나야만 했던 마을주민들이지만 이들은 “이장이 있어 힘들고 막막했던 과정을 지나보낼 수 있었지. 든든하고 고마운 사람이야”라고 말한다.
2011년부터 올해로 7년째 마을일을 도맡아온 주병규 이장. 주 이장은 마을이 철거될 당시 철거비를 작게 받은 주민들과 가난해서 오갈 데가 없어진 주민들을 위해 2011년 군으로부터 농가주택 10세대를 분양받아 자연마을을 조성했다.
주 이장은 “농가주택을 분양받아 주민들에게 보금자리를 마련해 줄 수 있었던 일이 이장으로서 한 일중 가장 보람된 일입니다”라며 “언제나 주민들을 위해 군과 한수원과 협의하고 주민들의 안전성과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다른 마을에 비해 젊은 층이 많고 대부분 선후배 사이라 주민들끼리 소통이 잘된다는 버든마을. 마을회관이 없지만 이장댁에서 백중날도 챙기며 친목을 다진다.
마을주민들은 “우리 마을은 원전 정문 앞에 있지만 안전하고 주민들끼리 화합이 잘되고 어르신들 공경하는 효자마을이야”라고 자랑한다.
하루하루가 즐겁고 웃음 가득한 버든마을이지만 아쉬움도 있다.
주 이장은 “마을에 회관이 없어 주민들끼리 단합하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올해나 내년에 건립 예정이지만 부지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회관이 생겨 추석이나 설날에 세배행사를 해보고 싶습니다”라고 말한다.
변은진 기자 ej5360@yg21.co.kr

주병규(55) / 이장
마을에 회관이 없어 주민들끼리 단합하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올해나 내년에 건립 예정이지만 부지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회관이 생겨 추석이나 설날에 세배행사를 해보고 싶습니다.


 

이정란(58) / 부녀회장
우리 마을은 원전 정문 앞에 있지만 안전하고 주민들끼리 화합이 잘되고 어르신들 공경하는 효자마을입니다.
앞으로도 마을주민들 모두가 지금과 같은 사이를 유지하며 행복한 마을, 깨끗한 마을을 만들어갔으면 합니다.

김상오(79) / 노인회장
예전에 우리 마을은 최고의 상업지역이었습니다. 원자력발전소가 건설되면서부터 살기가 어려워져 한때는 화합이 흐트러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 어느 곳보다 다정하게 지내니 더할 나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