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도 동호인 김재봉 고문
궁도 동호인 김재봉 고문
  • 영광21
  • 승인 2018.05.04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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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으로써 완성하다

“화살을 쏘는 것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다른 운동이 배우고 습득하는 채움의 과정이라면 궁도는 잊고 내려놓는 버림의 과정입니다. 마음이 담긴 화살은 부드럽지 못하고 바람을 가를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 그것이 바로 궁도입니다.”
궁도는 비우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하는 김재봉(65) 고문은 매일 아침 사대에 올라 시위를 당긴다. 올해로 28년째. 그의 활은 망설임이 없다. 과녘을 벗어나도 후회하지 않는다. 지난 4월19일 전남체전에서 25발 중 22발을 맞췄다. 공동 1등이다. 담양선수와 결승전을 치러 전남도 2등의 성적을 거뒀다.
비결이 무엇이냐는 말에 김재봉 고문은 “시위를 떠난 화살에 마음을 둬선 안된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네 삶이 그렇듯 한번 쏜 화살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활을 쏜다는 것은 어쩌면 인생을 배우는 일입니다”라며 “때때로 사대에 올라온 정신을 과녘에 집중시키다보면 실타래처럼 얽힌 고민도 하나하나 풀리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화살을 쏘다보면 그렇게 지나간 시간을 다시보게 되네요”라고 답한다.
김 고문은 옥당정(현 육일정)의 5대 사두이자 영광궁도협회장을 역임했다. 45개의 화살중 30발을 맞춰야만 얻을 수 있다는 4단이다. 육일정 내에서도 12명뿐인 실력자다. 오랫동안 육일정을 이끌고 지켜온 만큼 특별한 애정을 드러낸다.
김 고문은 “궁도는 혼자서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자기수련 운동입니다”라며 “특히 육일정에서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지 누구나 손쉽게 궁도를 즐길 수 있습니다.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부담갖지 않고 함께 궁도를 즐겼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한다.
김 고문의 목표는 보다 많은 이들이 궁도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것.
김 고문은 “육일정은 언제든지 궁도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있습니다”라며 “새롭게 궁도를 시작하는 후배들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입니다”라고 말한다.
김진영 기자 8jy@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