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나는 판굿 벌이며 시름 덜어요”
“신명나는 판굿 벌이며 시름 덜어요”
  • 영광21
  • 승인 2018.05.18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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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례<평생교육 농악강사>

"농악은 어울림입니다. 꽹과리, 장구, 징, 북 등 서로 다른 악기들이 조화를 이뤄 흥겨운 가락을 만들어 내듯이 농악은 혼자서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한 마음으로 어우러질 때 더욱 흥겹고 진정한 감동이 꽃피어납니다.”
묘량면에서 평생교육 농악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희례(46)씨의 말이다.
예부터 우리 민족은 신명이 넘쳤다. 자연을 향한 감사와 풍요를 기원할 때면 장단을 실어 제를 올렸고 농사일의 고단함도 음악 속에 날려버렸다. 풍물은 농경문화에 기반한 우리네 삶에 빠질 수 없는 존재이다.
김희례씨 또한 이러한 농악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농사일의 고단함과 애환, 시름을 마당극 한판과 웃음 한방으로 날려 버릴 때면 속이 다 시원하다.
김 씨의 고향은 영암이다. 시골을 떠나 수원에서 객지생활을 하며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그러던 중 남편의 바람으로 13년전 묘량면 운암마을로 귀농해 벼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김희례씨는 “수원에서 쭉 살았는데 남편의 꿈이 고향에 내려가 농사일을 하며 사는 것이었어요. 13년전 묘량면으로 귀농해 남편과 함께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찾다가 농악을 만나게 됐죠”라고 말한다.
시골에서 태어나 도시에 대한 로망이 있었기에 도시에 살고 싶었다. 농악에 관심을 가져본 적도 없었다. 남편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우연히 농악을 접하게 됐다.
우도농악보존회에 가입해 매주 2회 남편과 함께 농악을 배웠다. 사물놀이, 소고놀음, 판굿 등 배우면 배울수록 농악의 매력에 빠져 들었다. 반복되는 리듬 가운데 따로 노는 듯 함께 만들어내는 가락은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처음에는 남편에게 끌려가듯 배웠는데 나중엔 오히려 제가 더 열심이었어요. 이렇게 열성적으로 하다 보니 농악을 한지도 어느덧 13년이나 됐네요.”
김 씨는 현재 우도농악보존회 회원이자 3년째 묘량면 평생교육 농악강사로 활동하며 20여명의 회원들을 위해 농악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소고놀음, 판굿, 사물놀이 등 농악에 대해 전반적인 교육을 하고 있다.
또 장암농악대 단장인 남편을 도와 장암농악대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에는 읍·면 농악경연대회에서 1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취미로 시작한 농악이었지만 지금은 지역에 전통농악이 사라지지 않도록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일에 함께 하고 싶다는 김 씨.
김 씨는 “흥겨운 전통음악인 우리 농악이 많은 젊은이들에게 관심을 받고 잊혀지지 않길 바래요. 농악의 전승과 보급 확대를 위해 힘쓰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변은진 기자 ej536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