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자식 같은 마음으로 어르신 모십니다”
“언제나 자식 같은 마음으로 어르신 모십니다”
  • 영광21
  • 승인 2018.06.1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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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점<독거노인생활관리사>

“독거노인생활관리사들은 어르신들에게 또 한명의 자식이나 다름없어요. 언제나 자식의 마음으로 어르신들의 건강과 안전을 확인합니다.”
독거노인생활관리사 박봉점(64)씨의 말이다.
경남 남해 출신인 박 씨는 청년시절에는 건축설계사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결혼 후 전업주부로 살았다. 16년전 남편과 함께 대마면 화평리로 귀촌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남편과 갑작스런 사별을 맞이하게 됐다. 시름에 살다가 독거노인생활관리사라는 걸 알게 됐다.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마음이 힘들었어요. 그때 어르신들하고 소통하는 것이 좋았고 어르신들을 뵙는 게 행복했어요. 봉사하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죠.”
어르신들로부터 마음의 치유를 받아 이제는 안정과 평화 속에 살아간다는 그녀는 올해로 12년째 독거노인생활관리사로 일하고 있다.
1주일에 25~30명의 독거어르신들을 관리한다. 매주 1회 방문, 2회 이상 안부 확인 등 끊임없는 안전 확인과 어르신들의 생활을 살피며 아픔과 고독함, 쓸쓸함을 달래는데 노력하고 있다.
“하루에 5~6명의 어르신들을 뵙습니다. 처음에는 ‘나는 이런 거 필요 없어’라며 거절하던 어르신들도 조금씩 마음을 여는 것을 볼 수 있어요. ‘내가 사실은 이런 사정이 있다네’하며 먼저 속내를 털어 놓곤 합니다.”
자식의 마음으로 어르신들에게 따뜻하게 다가갔을 때 딱딱하게 굳은 마음을 서서히 열어주는 어르신들을 보며 감사함과 보람을 느낀다는 박 씨. 때론 친구처럼 말벗도 돼주고 간단한 행정 처리도 도와주며 후원물품을 전달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자녀가 없거나 형편상 자녀가 잘 찾아뵙지 않는 분들이 많아요. 저희들은 자식과 같은 역할이죠. 소외된 어르신들은 의사소통보다는 스킨십으로 한번씩 안아주는 게 더 필요합니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 아픔과 쓸쓸함을 조금이나마 치유해주는 것 같아요.”
지난해 12월에는 영광지역을 대표해 우수실무자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다. 그녀는 노인인구가 늘어가는 농촌지역에서 독거어르신들이 소외받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손길이 닿아야 한다고 말한다.
“한정된 재원 문제로 모든 어르신들에게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독거노인생활관리사가 더 많아지거나 현 관리사들의 근무시간이 늘어나 모든 어르신들이 보살핌을 받길 바랍니다.”
언제나 어르신들과 소통하며 조금이라도 더 보살펴드리고 싶다는 박 씨.
“어르신들이 저의 거울이라고 생각해요. 하는 날까지 긍지를 가지고 어르신들을 건강히 잘 보살펴드리고 싶어요.”
변은진 기자 ej536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