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해”
“어르신들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해”
  • 영광21
  • 승인 2018.06.2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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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자 어르신<염산면 상계리>

태양을 가려줄 구름이 거의 없어 가만히 있어도 금방 몸을 타고 곳곳에 땀이 줄줄 흘러내린다. 무더운 여름 더위가 찾아왔다. 낮 동안 땡볕에서 농작물을 가꾸거나 나들이에 나섰던 어르신들은 쉼터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그 가운데 어르신들과 함께 부채질을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는 김영자(72) 어르신.
불갑면이 고향인 김영자 어르신은 20살에 남편을 만나 결혼해 아들 둘, 딸 둘을 낳아 키웠다.
남편과 함께 논농사, 밭농사를 지으며 자식들을 키웠다. 보리, 담배, 배추 등 안 해본 것 없이 일이 된다면 뭐든 했다.
그러던 중 주변의 추천으로 자식들이 다니는 학교의 자모회장을 맡았다. 평소 봉사에 관심이 많은 탓이었다.
“그때 자모회장은 지금 자모회장이랑은 차원이 달라. 그때는 선생님들 드릴 밥을 지어서 머리에 이고 다녔어. 하루 종일 도시락을 만들기도 하고 사비도 많이 썼지. 그래도 그런 재미로 살았던 것 같아.” 
김 어르신은 자모회장을 시작으로 마을 부녀회장을 맡아 8년간 마을을 위해 일했다. 봉사하는 삶을 살게 된 것이다.
“평소 봉사에 관심은 많이 있어도 시골이다 보니 기회가 적어서 봉사를 시작하기가 쉽지 않았어. 근데 우연히 내게 봉사할 수 있는 위치가 주어져 얼마나 감사한 시간을 보냈는지 몰라.”
나누는 즐거움과 베푸는 즐거움을 누리며 감사하고 행복한 삶을 보낸다는 김 어르신.
이제는 어느덧 나이가 들어 마을 어르신들을 대표하는 노인회장을 맡고 있다. 올해로 8년째다.
김 어르신은 “내가 나이 드니까 동네에서 노인회장 역할을 부탁했어. 참 감사한 일이지. 많은 사람들 중에서 내가 누군가를 위해서 일할 수 있는 봉사기회가 또다시 주어진 거잖아”라고 말한다.
염산 남계마을 어르신들의 생활을 살피며 부족함을 채워주고 모두가 서로 화목하고 재미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김 어르신의 바람이다.
“주민들이 잘 따라줘서 단합이 좋고 고마워. 서로 나이 먹고 살면서 성질낼 거 뭐있겠어. 모두가 마음을 합해서 첫째도 화목, 둘째도 화목을 다짐하며 사는 게 다른 무엇보다 최고야.”
서로간의 화목을 최우선시 하며 어르신들을 보살피고 있는 김 어르신은 1년에 2번씩은 어르신들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 꽃구경도 하고 가벼운 등산코스도 함께 한다.
어르신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행복을 느낀다는 김 어르신은 “이제는 자식들도 다 잘 커서 이대로만 살면 돼. 더 바랄 것도 없지. 남계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지금처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라고 말한다.
변은진 기자 ej536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