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멋 담은 한복의 아름다움 전한다
한국의 멋 담은 한복의 아름다움 전한다
  • 영광21
  • 승인 2018.07.1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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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순 / 한복연구가

 

‘영광에서 유일하게 바느질 한복하는 집.’
정오순(70)씨의 한복집에는 특별함이 있다. 그녀를 만나기 위해 한복집에 방문했을 때 마주한 그녀의 모습에는 한복인생 50년 고집이 묻어 있었다.
“요즘에는 한복을 다 공장에서 찍어내서 직접 바느질해서 한복 만드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요. 영광에서는 직접 한올한올 바느질 해 한복을 만드는 집이 우리집이 유일하다고 자부합니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었어도 이정도는 한복을 하는 사람에게 당연한 수고라고 생각합니다.”
매일시장 근처에 위치한 <홍농한복> 매장에는 정 씨의 손때가 묻은 한복들이 곳곳에 걸려있었다. 끊임없이 한복을 연구하고 만들며 다져진 내공이 담겨있다.
“저에게 일 욕심은 삶의 즐거움이에요. 17살에 학원에서 처음 한복을 배우고 18살때부터 한복사업을 시작했죠. 50년이 넘도록 한복만 생각하고 살았는데 지금도 이 일이 너무 좋습니다.”
어려서부터 옷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해 매일 어머니의 옷단을 이리저리 잘라보며 궁금증을 해소했다. 어머니에게 혼나면서도 한번이라도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는 정오순씨.
“어렸을 때부터 공부를 열심히 해야 했는데 바느질이 그렇게 좋았어요. 옷 예쁘게 만들어서 한복 만들어 입으면 부잣집 큰며느리로 귀부인처럼 살 수 있겠다는 꿈 때문이었는지도 몰라요.”
그렇게 시작돼 바느질로 헌 옷을 깁는 일, 간단한 옷을 만드는 일 등 밤을 새운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실과 바늘을 손에서 놓지 않고 오랜 시간을 끝없이 달려왔다.
어떤 디자인이 더 세련되고 우리 민족 고유의 멋을 담아 고급스럽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젊었을 때 그 흔한 미니스커트 한번 입어보지 못하고 70이 됐네요. 놀고 싶기도 한 나이인데 어쩜 그렇게 한복이 좋았던지 내 모든 열정을 한복에 쏟아부었어요.”
그러다보니 매일 별보고 출근해 별보고 퇴근하는 일상이었다. 결혼 후에는 한복에 쏟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오로지 바느질로 자식 셋을 키우고 러시아로 7년간 유학도 보내며 뒷바라지를 했다.
“한복은 희노애락이 담긴 내 인생이나 다름없어요. 하지만 언젠가부터 일상에서 사라져가는 한복을 보며 마음이 아픕니다.”
한복이 예쁘다고 하는 이들은 많아도 특별한 날에만 대여해 입을 뿐 사 입는 사람은 흔치 않다.
정 씨는 “우리나라 고유의 멋이 담긴 전통문화가 잊혀지지 않도록 모두가 자긍심을 가지고 우리 옷의 명맥을 이어가길 바랍니다”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