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은 멀어도 마음은 가까워요”
“마을은 멀어도 마음은 가까워요”
  • 영광21
  • 승인 2018.07.2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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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 백수읍 천마2리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에 사람도, 가축도 지쳐 간다. 무더위를 피해 약속이나 한 듯 경로당에 모인 마을주민들은 시원한 수박을 나눠먹으며 한 낮의 뜨거운 더위를 이겨내고 있다.
금자, 조암, 신상, 이암골 등 4개 자연마을로 이뤄진 백수읍 천마2리(이장 조 영)는 100여명의 지역주민들이 모여살고 있다.
금자마을은 200여년전 창녕조씨가 입주해 마을을 형성했다. 마을하천에 누런 금물이 흘러 금자라고 불렀다.
조암마을은 마을 앞에 높다란 산을 대절산이라 불렀고 부엌처럼 생긴 바위가 있어 그 바위의 모양을 본 따 조암이라 불렀다.
신상마을은 안동장씨와 진주정씨가 최초로 마을에 정착했고 따뜻한 뒷산 바위가 새롭고 신기하다고 해 신상이라 이름 붙였다.
이암골은 가구는 많지 않지만 꾸준히 인구를 유지하는 마을이다. 제법 큰 골짜기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유래는 명확하지 않지만 비교적 근래 형성된 마을이다.
천마2리는 금자에서 신상에 이르기까지 길게 쭉 늘어진 모양이 인상적이다. 마을 길이가 2㎞가 넘어 모이기 쉽지 않지만 지역주민들은 서로 행복을 나누는 살뜰한 정으로 유명하다.
조 영 이장은 “우리 마을주민들은 거의 80대로 고령화 마을이지만 귀농인들도 제법 거주해 유기농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이웃사랑 넘치는 정다운 마을
마을이 길어 쉽게 모이긴 어렵지만 그래도 마을주민들은 서로 살가운 정을 나누기에 여념이 없다. 봄과 가을에는 함께 나들이도 떠나고 매주 10여명의 주민들이 마을회관에 모여 한글수업을 듣는다.
어르신들은 수업이 끝나면 함께 점심식사를 같이 나누며 살뜰한 정을 쌓아가고 있다.
수업을 들은 한 어르신은 “평생 까막눈으로 살다 이제야 글을 읽을 줄 알게 되니 이렇게 편할 수가 없어”라며 “우리 이장 덕분에 한글수업도 받고 얼마나 좋은 지 몰라”라고 말한다.
지난해부터 마을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조 영 이장은 젊은 귀농인이다. 6년전 고향으로 돌아와 마을 발전을 위해 힘쓴다.
주민들은 “우리 이장이 일도 열정적으로 잘하고 어르신들도 부모처럼 챙겨서 정말 좋아. 덕분에 마을도 화합하고 발전하는 것 같아”라고 입을 모은다.
먼 거리에서도 어느 마을보다도 가깝게 정을 나누는 천마2리 주민들. 마을이 떨어진 탓에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
조 영 이장은 “마을은 너무 긴 반면 경로당이 하나뿐이라 지역주민들이 모임을 갖는데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한곳 정도는 마을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한다.
한 주민은 “마을이 길다보니 외지에 나가는데도 힘든 점이 많아. 마을주민들이 쉽게 읍내를 오고 갈 수 있는 버스가 있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한다.
김진영 기자 8jy@yg21.co.kr

 

조 영(45) / 이장

마을에 경로당이 하나 뿐이라 지역주민들이 모이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나이가 든 어르신들이 매번 모이는데 어려움을 느낍니다.
마을의 특성을 고려해 마을주민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강순자(79) / 마을주민

마을이 길다보니 외지에 나가는데 힘든 점이 많아. 마을주민들이 쉽게 읍내를 오고 갈 수 있는 버스가 있었으면 좋겠어.
버스가 다니면 이웃마을로 놀러가기도 하고 참 좋을것 같아.

 

선금순(75) / 마을주민

우리 이장이 일도 잘하고 어른들도 부모처럼 챙겨서 정말 좋아.
마을이 이렇게 화합하고 발전할 수 있는 것은 다 이장 덕분이야. 우리 이장이 최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