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서 힘들었지만 지금은 행복하네”
“젊어서 힘들었지만 지금은 행복하네”
  • 영광21
  • 승인 2018.08.17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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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애 어르신 / 군남면 동월리

 

“우리 때는 시절을 잘못 만나 모두가 다 고생 많았어. 내가 17살 때 6·25를 겪었는데 그땐 난리도 이만한 난리가 없었네. 전쟁통 끝나고도 자식들 먹여 살리느라 벼농사하랴, 밭농사하랴 참 바빴지. 그래도 나는 그때가 그리워.”
전쟁이 끝났지만 삶은 전쟁통이었다.
어려운 시절을 만나 5남매를 키우며 말 그대로 뼈 빠지게 고생했다. 어린 나이에 전쟁까지 겪은 힘든 시절속에서도 아들 넷, 딸 하나를 낳아 기른 든든한 엄마, 군남면 동월리의 류정애(90) 어르신.
류 어르신은 불갑면에서 19살에 군남면 동월리로 시집왔다.
전쟁이 끝난 지 불과 2년, 혼란스러운 시대를 겪으면서 부랴부랴 결혼을 했다.
“그 당시에는 누구나 그랬겠지만 없는 살림에 아등바등 하루를 이겨내기도 버거웠지. 그래도 살림이 안정되고 나선 늦둥이 아들도 얻고 자식들 자라는 모습 보는게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어.”
36살에 귀한 첫 아들을 낳고 5남매를 키운 류 어르신. 남들은 없는 살림에 자식들 키우느라 고생했다지만 늦게 낳은 자식들 보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무뚝뚝하지만 자상했던 남편은 30여년전 세상을 떠났다.
류 어르신은 “남편은 농사짓고 자녀들 키우며 고생만하다 갔네. 이렇게 살기좋은 세상 못보고 뭐가 급하다고 그렇게 먼저 떠났는지 야속해”라고 말끝을 흐렷다.
젊었을 때는 많은 고생을 했지만 그래도 지금은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지역주민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매일 안부전화하는 효자, 효녀들이 있어 편안한 노후생활을 보내고 있다.
“지금은 내가 이 마을에서 두번째로 나이가 많아. 집이 마을하고 따로 떨어져 있어 매일 마을회관까지 걸어오는데 그게 내 건강 비결이야. 운동이 따로 필요없어. 또 같이 마을주민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참 행복하네. 그래서 건강하게 사는 것 같아.”
젊어서 많은 고생을 겪었기에 지금의 편안한 노후생활이 더욱 소중한 류 어르신. 앞으로도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가기 바란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첫째는 자식들이 무탈하고 건강하게 지내는 거고 둘째는 시설 안들어가고 지금처럼 마을주민들과 이야기도 나누며 행복한 노후생활을 보내는 것 뿐이야. 그것 말고는 바라는 것이 없어.”
김진영 기자 8jy@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