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은 모두가 한 식구나 다름없어”
“우리 마을은 모두가 한 식구나 다름없어”
  • 영광21
  • 승인 2018.08.2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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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 묘량면 운당3리

 

마을 노인회장 어르신이 염소를 잡았다. 삼복더위에 지친 주민들은 한자리에 모인다. 마을주민들은 식사와 함께 도란도란 담소를 나눈다. 화목한 웃음 속에 더위도 어느새 슬그머니 자취를 감춘다.
효성, 부성마을 등 2개의 자연마을로 이뤄진 묘량면 운당3리(이장 이규현)는 30가구 40여명의 주민들이 모여살고 있다.
장암산 기슭에 자리를 잡아 깊은 산의 정기를 그대로 이어받은 운당3리는 주로 콩과 벼를 심는다.
효성마을은 영양리 당산에서 전주이씨가 들어와 마을을 형성했고 나주박씨가 들어와 크게 번성했다.
처음에는 지금보다 서북쪽으로 400m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해 샛별마을이라 불렀는데 약수로 유명한 참샘을 따라 동쪽으로 이동해 지금의 위치에 이르렀다. 이전 마을을 샛별이라 불렀다고 해 효성마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부성마을은 해주최씨 어사공파 23대손 최종균이 함평 해보에서 들어와 마을을 형성했다. 마을이 형성됐을 당시에는 선박이 쉬어가는 곳으로 언제나 배가 떠있는 곳이라고 해 부반마을이라 불렀다. 그 뒤 마을이름이 좋지 않다고 해 부성마을이라고 바꾸게 됐다.
한때는 한 마을에 40가구가 넘게 모여사는 번성한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많은 주민들이 외지로 떠나면서 두 마을을 합쳐 30가구에 40여명이 모여살고 있다.

작아서 더욱 화목한 마을
비록 인구는 많이 줄었지만 마을은 더욱 화목해졌다. 크고 작은 모든 일들을 한 가족처럼 공유하는 것이 비결이다.
마을주민들은 “우리 마을은 인구가 적지만 적은 만큼 더욱 화목해”라며 “사람 수가 적다보니 모이기도 편하고 누구하나 빠짐없이 챙겨. 온 마을이 큰 대가족 같아”라고 입을 모은다.
언제나 솔선수범하는 이장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로 4년째 마을의 대소사를 살뜰하게 챙기는 이규현 이장은 화목한 마을분위기 형성에 늘 앞장서고 있다.
마을주민들은 “우리 이장이 작은 일에서부터 큰일까지 모두 빼놓지 않고 챙기니 걱정이 없어. 우리 이장이 대한민국에서 제일 일 잘하는 이장이야”라고 웃는다.
하지만 부족한 일손은 늘 아쉬움이 남는다. 마을에서 가장 젊은층이 50대고 80대가 넘는 어르신들도 많다 보니 농사일에는 항상 손이 빠듯하다. 최근에는 연일 계속되는 폭염이 겹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규현 이장은 “콩농사며 벼농사며 올해는 가뭄이 심해서 마을주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40여일이 넘게 비가 오지 않다보니 작물이 시들고 콩같은 경우 아직까지 꽃이 피는 경우도 드뭅니다”라고 말한다.
또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운동기구가 하나도 없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작은 기구라도 마련돼서 마을 어르신들이 건강을 살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한다.
김진영 기자 8jy@yg21.co.kr

 

이규현(58) / 이장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운동기구가 하나도 없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간단하게라도 운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마을 어르신들이 건강을 살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박손애(86) / 마을주민

우리 이장이 작은 일에서부터 큰일까지 모두 빼놓지 않고 챙기니 걱정이 없어.
우리 이장이 대한민국에서 제일 일 잘하는 이장이야.

 

정익수(81) / 노인회장

우리 마을은 인구가 적지만 적은 만큼 더욱 화목해.
사람 수가 적다보니 모이기도 편하고 누구하나 빠짐없이 챙겨. 온 마을이 화목하니 큰 대가족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