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리 삼총사가 함께 하는 든든한 노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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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광21
  • 승인 2018.08.3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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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차순·한정음·박춘자 어르신 / 백수읍 상사리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낮, 백수읍 상사리경로당에서는 어르신들이 이야기보따리를 풀고 있다. 60년을 넘는 세월을 한 마을에서 함께 지낸 최차순·한정음·박춘자(82)사진순 어르신. 평생을 함께 해온 동갑내기 친구들은 친자매처럼 살갑다.
최차순 어르신은 홍농, 박춘자 어르신은 염산, 한정음 어르신은 백수에서 이곳으로 시집왔다.
최차순 어르신은 “나는 홍농에서 22살에 시집을 왔어. 이 친구들이 어렵고 힘든 시절에 많은 위로가 됐지. 예전에는 참 고생이 많았어. 농사지으며 살림 꾸리느라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어”라고 말한다.
박춘자 어르신은 “나는 딸만 여섯에 아들 하나를 길렀어. 21살에 시집 와서 60년을 함께 이 친구들과 지내왔지. 한정음 노인은 아들만 여럿 낳았는데 난 딸만 여섯을 낳았어. 고향은 염산이야”라고 화답한다.
한정음 어르신은 “난 이웃마을에서 이곳으로 시집을 왔어. 젊어서도 사이가 좋았지만 나이가 들어서 또래 친구들이 있으니 참 좋아. 나이가 들고나면 함께 하는 친구들 떠나보내고 외로운 경우가 많거든. 우린 친구들이 동고동락하며 살아가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라고 얘기한다.
평생을 함께 해왔기에 이제는 얼굴만 봐도 친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알 정도라는 세 어르신. 젊었을 적에는 힘든 시절을 함께 위로할 수 있는 버팀목이, 나이가 들어서는 노후생활을 만들어가는 가족이 돼 주고 있다.
세 어르신의 자녀들은 모두 외지로 떠났다. 자녀들은 안부 전화도 자주하는 효자, 효녀들이지만 자녀들이 멀리 떠나고 나면 외로움을 느끼기 마련이다. 그러나 세 어르신들은 경로당에서 함께 지내느라 외로울 틈이 없다.
어르신들은 “다른 양반들은 마음 터놓고 이야기할 친구가 없다보니 적적한 경우가 많아. 우리 나이때가 되면 대개 그렇거든. 그렇지만 우린 친구들이 함께 있어서 외로울 시간이 없어. 자식들이 모두 외지로 떠나도 매일 경로당에서 이야기도 나누고 놀다보면 시간가는 줄 몰라”라고 입을 모은다.
어르신들의 바램은 자녀들이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는 것.
세 어르신들은 “우린 동갑내기 친구들도 있고 모두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이 없어. 자식이 모두 건강하고 무탈하게 지냈으면 좋겠어. 그거 말고는 바라는 것이 없어. 친구들이 함께 하니 힘들게 뭐가 있겠어”라고 우정을 말한다.
김진영 기자 8jy@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