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잘 커줘서 정말 고마워”
“아이들이 잘 커줘서 정말 고마워”
  • 영광21
  • 승인 2018.09.06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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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귀근 어르신 / 대마면 성산리

“나는 대마에서 나고 자랐어. 농사짓는 부모 밑에서 나도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살았지. 6·25전쟁에서 형님을 떠나보내고 가정에 보탬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어. 그 시절에는 누가 안그랬겠냐마는 시대를 잘못 만나서 힘든 시기를 이겨내기 위해 고생많았지.”
대마면에서 태어나 80 평생을 한자리에서 묵묵히 지켜온 오귀근(88) 어르신.
어려운 시절을 만나고 고생도 했지만 오 어르신의 노력이 있었기에 대가족을 지켜낼 수 있었다.
젊은 나이에 전쟁까지 만난 힘든 시절 오 어르신의 곁을 지켜줬던 아내는 든든한 도움이 됐다.
“임은 12년전 먼저 떠나갔어. 내가 23살에 고창에서 대려왔지. 고생만 시킨 것 같아서 아내에게 미안해.”
어려운 형편 때문에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후부터 어린 나이에 쭉 농사를 지어온 오 어르신.
힘든 시절 가정의 기둥이 되어 3남2녀를 번듯하게 키웠다. 없는 살림속에서도 오 어르신이 힘을 낼 수 있었던 것은 효자, 효녀 자식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자식들이 어렸을 때부터 공부를 잘해서 걱정은 없었어. 아이들이 걱정을 끼치는 일은 없었지. 둘째는 의사가 되고 셋째는 교수가 됐어. 없는 살림에 제대로 된 도움도 제대로 못줬는데 다들 잘 커서 정말 기특하지.”
젊어서는 고생도 많았고 어린 나이에 큰 짐을 떠안아 하루하루가 힘든 시절이었다. 이제는 장성한 아들, 딸들이 전해주는 용돈으로 걱정없이 편한 노후생활을 보내고 있다.
“자식들이 모두 잘돼서 지금은 돈걱정 없어. 손자는 의대가서 증손자까지 낳았네. 이렇게 대가족을 이룰 수 있었을 줄 누가 알았겠어. 전쟁통에 가난까지 힘든 시절을 이겨내고 번성한 가족들을 보면 참 행복해.”
나이가 들어 이제는 행복을 찾은 오 어르신. 얼마전 취미삼아 텃밭에 콩을 가꿨다. 취미삼아 농사를 한다니, 젊은 시절에는 상상도 하기 힘들었던 일이다. 마을주민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행복한 노후생활을 보낸다.
“우리 나이때에는 또래가 많이 없어. 나이가 들면 순리에 따라 떠나기 마련이야. 자식들이 모두 무탈하고 건강하게 잘 사니 자식들 걱정은 없어. 지금처럼 마을주민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행복한 노후생활을 보내고 싶어. 그것 말고는 바라는 것이 없어”
김진영 기자 8jy@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