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야기 98 - 전북 진안 복두봉 갈거계곡(1,017m)

복두봉 갈거계곡을 답사하다보면 진안 고원 북서쪽에 울타리를 친 듯 자리한 운장산 ∼ 복두봉 ∼ 구봉산 능선이 금강과 만경강의 분수령을 이루고 있다.
복두봉 북쪽아래에는 유명한 운일암, 반일암 협곡이 있고 그위 능선상에는 비경으로 남아있는 늑막골과 몰당골이 있어 여름 산행엔 시원한 계곡산행을 즐길 수 있다.
갈거계곡은 원시림이 울창하고 길고 깊은 계곡길이가 약 7km에 달한다고 하니 여름철 납랑코스로 손색이 없는 계곡 산행코스의 일번지라 할 수 있다.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아직 알려지지 않은 계곡안의 마당바위를 만난다.
넓이는 약 200여평에 달하는 마당바위를 비롯해 해소, 정밀폭포 등이 구색을 이루며 산행하는 외지인을 유혹하고 있다.
계곡을 거슬러 오르다보면 상류쪽에 민듬분지를 만나게 된다. 여기가 바로 6·25동란 전까지 화전민이 살았던 농토라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억새밭으로 변해 가을이면 수만평의 억새군락을 이루고 산허리에는 황홍색 단풍 물결을 이뤄 한 폭의 수채화같은 그림속을 연상케 할 것이다.
복두봉 갈거계곡을 찾으려면 진안으로 가야한다. 진안으로 가는 길은 다양하다. 충북 영동에서 무주를 거쳐가는 길을 비롯해 남원에서 임실 ~ 성수 ~ 백운을 경유하거나 88고속도로를 타고 장수 나들목~ 장수 ~ 천천면을 경유해 진안으로 갈 수도 있다.
수도권에서는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전주에 이른 다음 전주에서 26번 국도를 타고 화심온천 앞에 이른 다음 좌회전하여 소태정고개를 넘어서면 진안이다.
갈거계곡 바로 앞 갈거마을에서 서쪽계류를 거슬러 약 50m쯤 가면 오른쪽으로 산제당이 나타난다. 수백년 전부터 매년 정월 초하룻날 마을에서 행실이 가장 깨끗한 사람을 선발해 제주로 삼아 산신령에게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제사를 올리는 장소다.
산제당 앞에서 왼쪽으로 계류를 건너가면 길은 북서쪽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약 1.5km가량 들어서면 계류쪽으로 주차장이 나타난다. 중간터라 불리는 주차장까지는 승용차로 들어갈 수 있다. 여기서 서쪽 산기슭을 보면 7∼8채의 통나무집이 있다.
바로 자연휴양림 조성을 위해 지은 집들이다. 계곡산행은 연이어지는데 여기서 계곡을 따라 30여분 더 들어가면 오른쪽으로 구봉교를 건너게 된다.
구봉교 오른쪽으로 내려다보이는 바위가 마당바위다. 마치 마당 한 가운데로 물이 흐르는 모습이다. 마당바위로 내려서면 움푹움푹 패인 곳이 눈길을 잡는다. 산행은 다시 구봉교로 올라 큰 바윗골을 향하다보면 야영장이다.
야영장을 지나 계류를 타고 오르다보면 계곡 왼쪽 능선위로 쌀가마를 쌓아놓은 듯한 바위가 있다. 멋진 바위를 지나 약30여분에 이르면 옛터라 불리는 외딴집을 만나게 된다.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지만 소문에 의하면 30여년전 이 집에 살던 ‘안운선’옹이 젊은 시절 여기서 호랑이를 잡았다고 알려져 있다. 빈집을 뒤로 하고 40여분 거리에 이르면 낡은 건물 한채가 나타난다. 옛 농장터다.
여기서 굽어 돌아서면 민듬분지다. 분지를 넘어 30여분거리에 이르면 운장산에서 이어져온 주능선안부를 만난다.
안부에서 동쪽으로 바라보이는 복두봉은 수림능선길이다. 여기서 30여분 진행하다보면 더 오를 곳이 없는 정상 복두봉이다. 복두봉 정상에 서면 오른쪽엔 연꽃인양 아홉 개의 봉우리를 자랑하는 구봉이 있고 북으로는 운일암, 반일암계곡을 감싸고 있는 명도봉과 명덕봉이 보이고 그 너머에는 대둔산이 반긴다. 하산길은 오른 길로 다시 되돌아 오는 길이 가장 편하다.
산행코스
갈거마을 ~ 마당바위 ~ 해기소 ~ 민듬 ~ 주능선안부 ~ 정상 ~ 안부 ~ 민듬 ~ 마당바위 ~ 갈거마을 - 16km 약 7시간 ~ 7시간30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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