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효녀 자녀들 덕에 노후에 호강일세”
“효자·효녀 자녀들 덕에 노후에 호강일세”
  • 영광21
  • 승인 2018.09.1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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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임 어르신 / 법성면 법성리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부는 맑은 날, 구불구불한 마을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골목 끝자락에 위치한 법성포여자경로당이 눈에 들어온다.
장수 어르신들이 많은 이곳 경로당에서도 특히 많은 연세를 자랑하는 김연임(96) 어르신. 공출을 피해 먼 섬마을에서 시집와 80 평생을 이곳에서 보내고 있다.
“내가 어렸을 때는 공출이 있어서 마을에 젊은 처녀가 있으면 일본 군인이 잡아갔어. 그래서 16살에 1살 연상의 영감님을 만나 결혼했어. 젊은 적 고생은 말로 다 표현 못 해.”
일제강점기에서 6·25까지 어려운 시절을 이겨낸 김 어르신은 귀한 아들, 귀한 딸 한명씩을 낳아 길렀다.
“젊었을 적에는 전쟁이다 뭐다 고생이 참 많았어. 섬에서 살다 법성으로 왔는데 얼마 안 가 전쟁이 터져서 홍농 가마미까지 4살 갓난아기를 업고 피난을 갔어. 그래도 우리 가족은 큰 변고 없이 전쟁을 이겨냈어.”
전쟁이 끝났지만 가난은 끝나지 않았다. 장사며 농사며 안 해본 일이 없다는 김 어르신. 어려운 살림이었지만 그래도 자식들 크는 보람으로 살았다. 하지만 불행은 끝나지 않았다.
“살림이 좀 나아지는가 싶었는데 우리 영감님이 44살에 시름시름 앓다가 먼저 떠났어. 영감 없이 혼자서 자식들 키우려니 힘들었지. 많이는 못 가르쳤어도 밥은 안 굶기고 키웠으니 참 다행이야.”
고단했던 시절을 이겨내고 이제는 70이 넘은 효자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손자, 손녀들까지 모두 장성해서 증손주까지 낳았다.
“아들하고 같이 살고 있고 딸은 하루에 한번씩 안부 전화해. 아들, 딸들이 모두 번듯하게 잘 커서 참 다행이야.”
다리가 아파 걷는 것이 불편하기는 하지만 많은 연세에도 여러 곳을 돌아다닐 수 있을 정도로 정정하다.
요즘에는 교회에 나가 말씀도 듣고 경로당에서 어르신들과 이야기도 나누며 노후생활을 즐기고 있다.
“글은 못 읽어도 교회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성경공부도 하고 찬송도 읊어.”
큰 걱정거리 없이 사는 것이 즐겁다고 말하는 김 어르신의 소원은 손주들이 교회에 나와서 말씀을 듣는 것.
김 어르신은 “손주들도 같이 교회에 나와서 기도하고 찬송도 읊었으면 좋겠는데 통 교회를 안 와. 그것 말고는 걱정이 없으니 크게 바라는 것은 없어”라고 말하며 웃는다.
김진영 기자 8jy@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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