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이 주는 행복
게으름이 주는 행복
  • 영광21
  • 승인 2018.09.1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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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으를 때 보이는 세상(우르슐라 팔루신스카 글·그림 / 이지원 옮김 / 비룡소)

하늘이 아름다운 계절이 다가왔음에도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바라보지 않는다. 빨리, 빨리를 입에 달고 사는 현대인들은 일상에서 마음 편히 게으름을 피울 수 있을까?
여자 아이는 마을을 돌아다니며 이웃을 살핀다. 신문을 본다는 삼촌은 벤치에 드러누워 신문을 얼굴에 덮은 채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본다. 맛있는 저녁을 준비한다던 이모는 정원의자에 누워 곧게 쭉 뻗은 나무를 보고 있다.
시장을 간다는 이웃집 아주머니는 들판에 누워 흩날리는 민들레 씨앗을 눈에 담는다. 편지를 배달하는 우편배달부 아저씨는 해먹에 누워 망원경으로 하늘을 본다. 불침번을 서는 스카우트 대원들은 하늘로 올라가는 연기와 불빛에 몰려든 나방에게 마음을 뺏긴다.
글과 그림이 맞지 않는 반전이 더 흥미를 불러오고 굵고 거친 느낌의 그림과 색감이 인상적이다. 게으름이 주는 평화로움과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한다.
마을을 돌고 돌아 온 여자 아이는 자신의 하늘을 보기 위해 눕는다. 우리도 잠시만 멈추고 지친 나에게 게으름이라는 작은 선물을 주자.

 

지선아<동화 구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