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가족에게 사랑을 담아 전하는 한가위 편지
그리운 가족에게 사랑을 담아 전하는 한가위 편지
  • 영광21
  • 승인 2018.09.2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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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점례(73) 어르신 / 대마면 월랑경로당 한글학당 수강생

한글학당에서 글공부에 열중인 김점례 어르신.
김 어르신 눈에는 아직도 마흔이 넘은 아들이 늘 걱정되고 눈앞에 아른거린다.
칠순이 넘은 나이에 글공부를 시작하며 김 어르신이 갖게 된 한가지 소원이 있다면 누군가에게 편지 한통을 보내는 것. 김 어르신의 삐뚤삐뚤한 글씨로 소박하지만 따뜻한 사랑을 담아 아들에게 생애 첫 편지를 부쳐본다.

내 아들 성운아 보아라.
이제 공부를 해서 네게 편지를 쓴다.
네가 하는 사업이 잘되고 있는지 무척 궁금하구나.
요즘은 경기가 좋지 않다고 야단들인데, 너는 어쩌고 있는지 걱정이구나.
너는 항상 웃는 얼굴로 ‘엄마는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니 안심이 된다마는 …
이번에 시골에서 혼자 사는 이 어미가 걱정이 되어 집도 고쳐줘서 편안하게 살고 있단다.
이번 추석에는 모두 모여 즐겁게 보내자.
그동안 가족 모두 건강히 잘 지내거라.
2018년 9월11일 엄마가

 

마이티미장(33)씨 /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통역사

베트남에서 시집 온 마이티미장씨는 홍농읍 상하리에 거주하고 있다.
지난 9월5일 군민의날에서는 다문화효부상을 수상했다.
먼 이국에서 똑소리 나는 며느리로, 다문화여성을 위한 통역사로 활약하고 있다. 고향집에 못간 지 3년이 넘었다는 그녀는 부모님에게 사랑을 담아 편지 한 통을 전하다.

사랑하는 우리 엄마 아빠에게!
엄마 아빠의 막내 딸 미장입니다.
한국으로 시집을 온 지 벌써 10년이 되었네요. 엄마 아빠, 요즘 잘 지내고 계시지요?
보고 싶어도 집이 너무 멀어서 찾아가기가 힘드네요.
우리 못 만난 지 벌써 3년이 되었네요. 자주 못 찾아가서 죄송해요. 그리고 편찮으실 때 옆에서 간호해 드리지도 못해서 너무 죄송해요. 아프지 말고 드시고 싶으신 음식이 있으면 드시고 늘 건강 잘 챙기세요. 엄마, 아빠의 딸은 한국에서 잘 지내고 있으니 염려하지 마세요. 시댁에서 사랑받고 있어요.
가족들은 너무 따뜻하게 잘해주고 시부모님도 많이 예뻐해 주시고 사위는 술, 담배도 안하고 늘 옆에서 챙겨주고 힘들 때 응원해주며 많이 사랑해줘요.
엄마, 아빠의 손주 위성이와 온유는 공부도 잘하고 학교에도 잘 다니고 말도 잘 듣고 올바르게 자라고 있어요.  위성이와 온유가 나중에 베트남에 가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와 대화하려고 베트남 말을 배우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요즘 베트남말을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 손주들 참 기특하지요?
엄마, 아빠의 딸도 잘하고 있어요. 한국어공부 열심히 해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취직했구요. 센터에서도 사랑받고 있어요.
한국말에 서투른 이민자들에게 통역해주고 한국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늘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가정에서는 시부모님들 잘 모시고 아내와 엄마로서 역할 잘 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 군민의 날에 엄마, 아빠의 딸은 효부상도 받았어요. 딸이 자랑스럽죠?
세상에 태어나게 해 주셔서 참 감사하고 잘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에서 행복하게 잘 살고 열심히 공부하고 성공해서 자랑스러운 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께요. 이번 명절에도 엄마, 아빠를 못보러가서 너무 죄송해요. 보고 싶습니다. 내년에는 꼭 찾아뵙겠습니다. 우리 만날 때까지 건강하세요. 엄마, 아빠 사랑해요.
엄마 아빠의 막내딸 미장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