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묘백묘와 원자력
흑묘백묘와 원자력
  • 영광21
  • 승인 2005.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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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黑猫白猫 住老鼠 就是好猫'.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뜻으로, 1970년대말 등소평이 취한 중국의 경제정책을 대변하는 말이다. 자본주의든 공산주의든 상관없이 중국 인민을 잘살게 하면 그것이 제일이라는 이른바 실용주의, 실사구시의 가치관이 내재된 말이다.

또한 흑묘백묘론은 흑백논리를 버리고 상대방을 이해하고 자기성찰하라는 교훈을 담고 있다.
흑묘백묘 정신은 오늘날과 같이 매우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개인과 집단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다원화된 사회에서 구성원들이 반드시 견지해야 할 가치관이다.

예를 들면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원자력과 방사성폐기물처리장 부지 확보를 둘러싼 문제 역시 흑묘백묘의 지혜로 바라보아야 한다. 선입견에 따라 흑백을 구분하지 말아야 하며 맹목적인 반대나 찬성을 지양해야 한다.

선악은 본질 자체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선하게 또는 악하게 활용되는가에 따라 구분되는 것이다. 문제는 안전성과 필요성이다.

원자력발전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설계, 시공, 운전 모든 단계에서 보수적인 기준이 마련돼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는 규제와 절차가 확립돼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주)은 윤리경영을 기업경영의 으뜸가치로 표방하며 원자력 관련 정보의 투명한 공개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와 같은 자원빈국에서 원자력 에너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의 문제일 수밖에 없으며, 올해 초 발효된 쿄토의정서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의 유일한 현실적 대안임이 자명하다.

우리는 원자력을 흑묘백묘의 자세로 보아야 한다. 훗날 원자력을 대처할 수 있고 더 안전한 에너지원이 확보되기 전까지 원자력이 국가 경제발전을 위한 현실적 대안임을 인지해야 한다.
김영승<영광원자력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