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하루하루가 내 꿈이야”
“행복한 하루하루가 내 꿈이야”
  • 영광21
  • 승인 2018.11.0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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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래 어르신 / 법성면 법성6리

햇볕이 내리쬐던 여름도,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도 어느덧 지나고 성큼 다가온 겨울의 문턱에서 찾은 법성면 법성6리 경로당.
마을 어르신들과 옹기종기 모여앉아 화투놀이에 한참이던 한다래(87) 어르신은 “여기까지 어떻게 왔어. 어서 들어와”라며 반갑게 맞이해준다.
한 어르신은 살아온 인생이 담긴 이야기보따리를 풀기 시작한다.
법성에서 나고 자란 법성 토박이 한 어르신은 꽃다운 18살에 2살 연상의 남편을 만나 평생을 함께 했다.
어린 나이였지만 자상한 시부모님 덕분에 힘든 줄 모르고 시집살이를 했다는 한 어르신. 그래도 누구나 힘들었던 시절 어려운 형편에 고생깨나 했다고.
박 어르신은 “여기 사람들 대부분이 벼농사를 짓고 살았지. 벼농사 지어서 자식들 먹여 살리고 공부도 시키고. 할 줄 아는 게 농사뿐이었으니 별 수 있었겠어?”라며 웃는다.
자식들이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허리를 펴고 숨을 돌릴 틈도 없이 바쁘게 농사를 지으며 5남매를 뒷바라지했다.
젊었을 적에 겪은 고생을 다 얘기하려면 몇날 며칠을 홀딱 새버려도 모자랄 만큼 자식들을 키우면서 많은 고생을 했지만 지금은 그 노고를 알아주듯 잘 자란 자식들이 있기에 행복한 마음뿐이다.
한해 수확을 끝내고 노랗게 고개숙인 금빛 벼를 보면 마음이 벅차오르듯 착하고 바르게 잘 자란 자녀들을 보면 더할 나위 없이 뿌듯하다.
자녀들은 먼 타지에서도 매일같이 한 어르신의 안부를 꼬박꼬박 묻는 효자효녀다.
“자식들은 다 외지에 나가있어. 큰 아들은 광주시청에서 근무하다 퇴직해서 사업하고 있어. 다들 멀리 떨어져 있지만 그래도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아오곤 해. 전화도 매일 자주하고. 5년전 영감님이 먼저 세상을 떠났는데 행여라도 외로울까봐 극성이지. 우리 마을은 또래가 많아 심심할 겨를도 없어.”
평생 해오던 농사도 이제는 나이가 들어 그만두고 경로당에서 마을 어르신들과 화투도 치고 요가 수업도 들으며 편안한 노후를 보내고 있는 한 어르신. 어르신의 바람은 앞으로도 행복하고 건강하게 노후를 보내는 것이다.
“이 나이에 바라는게 더 뭐가 있겠어. 그저 안아프고 건강했으면 좋겠어. 자식들 모두 행복하게 잘 살고 나도 건강하게 사는게 바람이지 다른 소원은 없어. 지금처럼 행복한 노후생활을 보냈으면 좋겠네.”
김진영 기자 8jy@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