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갑 상사화 피는 마을로 놀러오세요
불갑 상사화 피는 마을로 놀러오세요
  • 영광21
  • 승인 2018.11.1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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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수버들이 가지를 축 늘어뜨렸다. 숲을 이룬 소나무, 잣나무와 울긋불긋 물든 단풍나무가 어우러져 몽환적인 풍경을 만들어 낸다.
눈을 돌리자 거대한 물레방아가 반긴다. 이곳에서 맺은 ‘사랑의 언약은 천년을  간다’는 의미를 담은 <천년방아>다. 그 크기가 16m에 달한다. 불갑천에 데크를 놓아 만든 생태탐방로도 근사하다. 그 길을 따라 싸목싸목 걷는 노부부의 모습이 정겹다. 연못 곳곳에 서 있는 정자에 앉아 도란도란 속삭이는 연인의 밀어도 아름답다.
연못에는 수련과 마름 등 다양한 수생식물이 더북더북 얼굴을 내밀었다. 버들과 갈대가 바람에 몸을 흔들어댄다. 그 모습에 비단잉어 한마리가 소스라치며 물속으로 몸을 숨긴다. 아이들 자연 생태체험학습장으로도 그만이겠다.
목교를 건너자 80년 5월 광주항쟁의 이정표를 세운 박관현 열사가 주먹을 불끈 쥐고 불갑저수지를 바라고 섰다. 특별한 의미를 던져준다.

 

천혜의 자연이 숨 쉬는 생태마을
영광군이 의욕적으로 가꾸고 있는 <불갑생태공원>의 늦가을 풍경이다. 불갑면 금계리에 있다. 그 언저리에서 고즈넉하게 자리한 서너채의 한옥과 만난다. 체험휴양마을이자 자연과 문화가 있는 에코빌리지 <상사화피는마을>이다. 자연 속에서 여유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체험형 공간으로 요즘 뜨고 있다. 영광군과 한국농어촌공사 권역사업으로 지난해 문을 열었다. 인근 자비리, 방마리, 모악리, 금계리 주민들로 구성된 불갑산권역영농조합법인이 운영하고 있다.
상사화피는마을의 매력은 체험에 있다. 소박하면서도 알찬 체험프로그램이 즐비하다. 대추귀말자연학교의 환경생태, 대체에너지 체험을 비롯해 상사화 염색체험 등 다양하다. 생태공원 끄트머리에 있는 공예체험장에서 하는 도자기 만들기와 비누꽃바구니 만들기 체험도 재밌다. 전통놀이, 전통발효음식, 손두부 만들기도 인기 프로그램이다.
체험 강사로는 마을주민이 나선다. 모두 각 분야 전문가다.
체험뿐만 아니다. 황토와 편백으로 꾸민 한옥펜션 <휴>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잊지 못할 추억거리를 선사한다. 깔끔하고 현대적인 시설을 갖추고 있어 불편함은 전혀 없다. 가족단위 여행객에게 맞춤이다. 프로젝터와 음향시설이 준비된 세미나실도 있어 기업과 학생들의 워크숍, 단체모임 장소로도 제격이다. 마을과 멀리 떨어져 있어 주민의 눈치 보지 않고 지낼 수 있는 것도 좋다. 영광으로 전지훈련을 온 운동선수들이 단골로 머물기도 한다.
사용료가 저렴한 것도 마음에 든다. 성수기 비수기와 관계없이 가격은 일정하다. 금·토요일 8만원, 나머지 요일은 6만원이다.
뷔페식 맛체험장 <엄니밥상>에서 받는 시골밥상도 빼놓을 수 없다. 마을 주민이 키운 제철 농특산물에 어머니의 손맛이 더해진 건강한 밥상이다. 반찬 하나하나가 맛깔스럽고 정갈하다. 1인 7,000원이다. 가성비 좋고 맛도 좋다. 영광굴비에 보리특구인 영광의 보리쌀로 빚은 막걸리와 수제 단술도 맛볼 수 있다. 입소문을 타고 점심시간이면 문전성시를 이룬다.
아담한 카페 <비꽃>에서는 아로니아라떼, 모과차, 오디주스 등 수제차를 맛볼 수 있다. 모두 마을주민이 친환경으로 재배한 것들이다.
보라색이 매혹적인 아로니아라떼 한 잔을 앞에 두고 통유리 너머로 보이는 단풍나무를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오랜 가뭄 끝에 성기게 툭툭 떨어지는 빗방울처럼 답답하던 가슴이 뻥 뚫린다. 하트 모양에 상사화 꽃잎을 새겨 넣은 상사화빵을 맛볼 수 있는 것은 덤이다.
로컬푸드직매장 <덤>에서는 마을 특산물도 살 수 있다. 마을주민이 키운 다양한 농산물과 굴비, 젓갈 등 영광을 대표하는 먹거리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할머니들이 뜯어 삶아 말린 나물을 추천한다.
“우리 마을에서는 시골 어머니들이 직접 수확해 요리한 계절음식 한끼에 다양한 체험과 멋진 자연을 즐기며 추억이 깃든 하룻밤을 보낼 수 있습니다. 먹고 보고 즐기며 힐링할 수 있는 상사화피는마을로 놀러 오십시오.” 강기현 운영위원장의 초대말이다.
불갑사와 내산서원 지척
상사화피는마을은 지난해 3월 준공됐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불갑산권역 종합정비사업의 결과물이다. 입소문을 타고 제법 많은 이들이 찾아든다. 지난해 5만여명의 체험객이 다녀갔다.
생태공원을 싸돌아다니는 사이 중천의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간다. 지척에 있는 불갑저수지 수변공원과 내산서원은 불러보지도 못했는데 시간이 야속하다.
☎ 353-2188, www.불갑산.com / 전남새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