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산이 좋다는 소문 듣고 섬에서 찾아왔어”
“염산이 좋다는 소문 듣고 섬에서 찾아왔어”
  • 영광21
  • 승인 2018.11.2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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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민 어르신 / 염산면 봉남1리

겨울이 다가오면서 제법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염산면 봉남1리 경로당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어르신들로 부산스럽다.
멀리 신안에서 염산까지 찾아온 어르신의 삶의 이야기를 들었다.
조선민(78) 어르신은 신안군 안좌도에서 온 섬 아가씨다. 19살에 4살 연상의 남편을 만났다. 안좌도에서 살다 지금으로부터 50여년전 염산면으로 이사를 왔다.
“그 당시에는 20살 넘어서 결혼하면 사람들이 손가락질 하고 그랬어. 남편도 안좌도 사람이었어. 시집살이가 엄했던 시절이었는데도 시아버지, 시어머니가 잘해줘서 힘든 것 없이 지냈지. 시댁에서 6년간 살다 독립하면서 영광으로 왔어. 영광에는 왜 왔냐고? 영광이 그렇게 살기 좋은 동네라고 멀리 신안 섬까지 소문이 다 났거든.”
50여년전 염산면에 정착한 조 어르신은 벼농사를 하며 아들 셋을 키웠다. 그 당시에는 아들부자라고 주변사람들이 다 부러워했는데 이젠 딸 있는 집안이 셈난다.
“아들들이 공부는 잘했어. 큰아들은 경찰이야. 어렸을 때 세무서 가려고 공부했는데 내가 말려서 경찰이 됐어. 아들들이 걱정없이 잘 지내고 있으니 노후생활도 참 편해.
남편은 8년전 세상을 떠났다. 어떻게 벌써 8년이나 됐는지 시간 참 빠르다고 세삼 놀라워하는 조 어르신. 그래도 효자 아들들과 인심 좋은 이웃을 둔 덕에 외로운 줄 모르고 노후생활을 즐기고 있다.
“내가 괜히 섬에서 여까지 왔겠어? 섬에서 쫓아올 정도로 마을사람들 인심이 참 후하고 좋아. 우리마을은 좋은 사람들만 사는 거 샅아. 마을회관에서 밥도 지어먹고 마을사람들하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지내고 있어.”
조 어르신의 건강비결은 요가다. 조 어르신들은 1주일에 2번씩 염산면복지회관 요가교실에 나가 건강을 챙긴다.
“요가를 하는 것도 재밌지만 가서 사람들 만나는 것 자체가 건강의 비결이야. 건강한 정신으로 하루하루를 지내니 그게 건강비결이지 뭐.”
나이가 들어 이제는 크게 바라는 것이 없다는 조 어르신은 그저 소박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꿈이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크게 바라는 것은 없어. 인심좋고 공기좋은 동네에서 하고 싶은 것 하며 지내고 있으니 이게 바로 호강이지. 지금처럼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걱정근심없이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네.”
김진영 기자 8jy@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