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친자매보다 더 화목해”
“우리는 친자매보다 더 화목해”
  • 영광21
  • 승인 2018.12.2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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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만·윤경순 어르신 / 불갑면 쌍운리

불갑면 쌍운리 운제경로당에는 자매처럼 꼭 붙어 다닌다는 어르신들이 있다.
윗집, 아랫집, 한살 터울 고부지간이라는 김금만(82)·윤경순(83 사진 오른쪽) 어르신들은 가족·친지들이 모두 떠난 고향마을을 함께 의지하며 지켜나가고 있다.
김금만 어르신은 윤경순 어르신보다 1살 어린 형님이다. 21살에 천생연분이라는 4살 터울 남편과 중매로 결혼해 일찌감치 쌍운리에 정착했다.
치과의사였던 남편이 46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후 지금껏 고향마을을 지켜오고 있다.
2남5녀의 딸 부자라는 김 어르신. 누가 좋냐고 물으니 며느리가 가장 효녀란다.
말은 그렇게 해도 효자·효녀라는 자식자랑에 여념이 없다.
“남편이 젊은 나이에 떠나고 자식들이 행여나 지 에미 외로울까봐 얼마나 살뜰히 챙기는지 몰라. 전화도 자주하고 효자·효녀가 따로 없어.”
친지들이 모두 떠난 마을에 20여년전 윤 어르신이 내려와 정착한 이후로는 친자매처럼 꼭붙어다닌다고.
“혼자 살 땐 적적하고 외로웠는데 윤경순 양반이 고향으로 내려오고 나서는 서로 의지하며 지내니 외로운 줄 몰라. 윤 씨가 내려와서 정말 고마워.”
김 어르신보다 1살 더 많은 윤경순 어르신은 함평군 신광면에서 동갑내기 남편에게 시집왔다.
힘들고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그래도 전화국에서 공직생활을 하던 남편 덕분에 남들보다는 제법 여유롭게 지냈다.
목포에서 거주하던 윤 어르신은 남편이 정년퇴직을 한 후 고향마을로 다시 돌아왔다.
퇴직 후 10여년을 살다 남편이 세상을 떠났다. 홀로 남편의 고향마을에 남겨졌지만 김 어르신 덕분에 외로운 줄 모르고 지낸다.
두 어르신은 윗집, 아랫집에 거주하고 있는 이웃사촌이면서 동시에 촌수로는 5촌 고부지간이다. 형제자매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늘상 함께 다닌다.
두 어르신은 “매일 아침 경로당에 나와서 이렇게 서로 살아온 이야기도 하고 운동을 하기도 하며 하루하루를 재미나게 보내고 있어. 이 양반이 없었으면 어떻게 지냈는지 몰라”라고 입을 모은다.
80세가 넘는 나이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정정한 두 어르신. 예전에는 함께 요가를 하기도 했고 지금은 아랫동네까지 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산책은 다닐 정도다.
김금만·윤경순 어르신은 “행복하고 화목하게 잘 사는게 건강비결이야”라고 얘기한다.
김진영 기자 8jy@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