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마음먹기 나름이야
세상은 마음먹기 나름이야
  • 박은정
  • 승인 2005.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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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당골칭찬릴레이 서귀례 //군서면
군서면 보라리 서귀례(76)씨. 바쁜 농사철이라 검게 그을린 그의 얼굴에 깊게 패인 주름이 지난 세월의 고단함이 전해진다.

함평 해보면이 고향인 서 씨는 19살에 종갓집 맏며느리로 시집와 시누이 시동생 5남매를 자식처럼 돌보며 출가시켰고 슬하에 6남매 또한 예의바르고 성실하게 길러 바른 사회인으로 성장시켜 주위의 칭찬을 듣고 있다.

또 60년이 다 돼 가는 세월동안의 모진 시집살이에도 평소 타고난 효행심으로 현재 97세 된 시어머니를 지극 정성으로 봉양해 왔으며 다리가 아파 거동이 불편한 남편 또한 지성껏 공양하고 있다.

서 씨의 남편 김영추씨는 “옛날에 고생 안하고 산사람이 어디 있나”라며 “까다로운 어머니 봉양하랴 가족들 챙기랴 요즘 말하는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서인지 위암이란 큰 병에 걸리기도 하고 몸이 자주 아픈 걸 보면 안쓰럽기도 하지”라고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살며시 내비쳤다.

신 씨는 7년전 위암판정을 받고 광주에 있는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며 항암치료를 받는 등 투병생활을 했고 지금은 거의 완치단계다. 이렇게 오랜 세월 가족들의 뒷바라지에 몸과 마음이 지치고 병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어머니와 남편 그리고 시댁식구들과 자녀들을 돌보는데 소홀함이 없어 마을주민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신 씨의 변함 없는 효성은 그가 살고 있는 마을은 물론이고 남편의 문중인 광산김씨종친회에까지 널리 알려져 그의 효성을 높이 사고 있다. 이런 그는 지난 4월에 열린 군서면민의 날에서 효행상을 수상했으며 이에 앞서 1999년에는 광산김씨종친회에서 수여하는 효행상을 받기도 했다.

“시부모형제야 당연히 챙겨야하는 내 몫이고 당연한 도리를 했을 뿐인데 날마다 부끄럽구먼”이라며 어색해 하는 신 씨는 “내 한몸 고생해 가정이 편하고 평화로우면 되지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라고 지나온 세월을 밝은 웃음으로 위로했다.

우리의 어머니들이 모두 그랬듯이 신 씨도 닥친 삶을 탓하기보다는 긍정적으로 수긍하며 인고의 세월을 인내로 살아온 것이다.

그의 처마밑은 유난히도 많은 제비들이 요란하게 집을 짓고 있었다. 제비들의 지저귐이 고향과 시골의 정겨움을 느끼게 하듯 서 씨의 효심은 많은 뉘우침을 남겨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