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가고 싶어”
“지금처럼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가고 싶어”
  • 영광21
  • 승인 2019.01.1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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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람님 어르신 / 묘량면 영양리

구불구불 끊어질 듯 이어진 마을길 끝자락에 위치한 고즈넉한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의 웃음소리가 새어나온다.
묘량면 영양리 당산마을에서는 갑작스레 찾아온 강추위를 피해 아랫목을 덥힌 따뜻한 경로당에 옹기종기 모인 어르신들이 이야기꽃에 여념이 없다.
환하게 웃는 미소가 인상적인 오람님(82) 어르신. 오 어르신은 자신을 평생 묘량면에서 나고 자란 묘량사람이라고 소개한다.
“나는 천상 묘량사람이여. 묘량면 삼학리에서 나고 자라 19살에 묘량면 영양리로 시집와 평생을 여기서 살아오고 있어. 19살적에 20살 남편을 중매로 만나 결혼했어.”
꽃다운 나이에 시집을 간 오 어르신은 아들 다섯에 딸 하나를 키웠다. 아들을 귀하게 여겼던 그때 그 시절 아들만 다섯을 낳아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고.
“그때는 아들이 귀했는데 지금은 딸이 부모한테 효도한다고 사랑받아. 그래도 우리집은 아들, 딸 모두 효자효녀라 노후생활에 큰 걱정은 없어.”
모두가 힘들게 살았던 어려운 시절에도 일찍 철든 자녀들이 못내 고맙다는 오 어르신. 어르신의 자녀들은 밤낮으로 공부하며 장학금을 타내 어려운 형편에도 큰 부담은 없었다고.
“아들, 딸 모두 부지런히 공부해 광주에 있는 대학도 가고 순천에 있는 대학도 들어갔어. 농사짓는 형편에 대학 보낼 형편은 못됐는데 자식들이 다들 스스로 공부 잘해서 장학금 타가면서 대학을 다녀 어려움이 없었어. 넷째는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대통령 훈장까지 받아 TV에도 나왔어.”
어려운 형편에 늘 고생만했던 남편은 7년전 먼저 세상을 떠났다. 그래도 늘 안부전화를 하는 자녀들 덕분에 오 어르신은 외로운 줄 모른다.
“자식들이 하나같이 살뜰히 챙겨주니 정말 고마워. 손주들이 12명이나 되는데 명절때만 되면 온 식구들이 찾아와서 얼마나 집안이 북적이는 줄 몰라.”
요즘은 경로당에서 요가하랴 산책하랴 분주하면서도 즐거운 노후생활을 보내고 있다.
“매일 경로당에서 나와 밥도 해먹고 마을 사람들이랑 옛날얘기도 하며 노는게 내 일과야. 젊을 적 이야기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말 재미있어.”
오 어르신의 바람은 아픈 곳 없이 건강하게 사는 것이다.
“지금은 행복하게 잘 살고 있으니 바라는 것은 크게 없어. 아픈 곳 없이 지금처럼 행복하게 노후생활을 보내는 것이 내 바람이야.”
김진영 기자 8jy@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