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효녀 자식들 덕분에 호강하며 사네”
“효자효녀 자식들 덕분에 호강하며 사네”
  • 영광21
  • 승인 2019.01.1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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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섭 어르신 / 영광읍 신하리

기나긴 세월은 어느새 팔순이 넘어 구순을 바라보니 아득하기만 하다. 힘들고 어려운 시절이 있었어도 가족들과 아웅다웅 바쁘게 살았던 그 시절은 행복한 기억이다.
영광읍에서 나고 자라 평생 배필을 만나 한평생을 살아온 오도섭(84) 어르신.
중매로 만난 1살 연하 아내와 결혼해 아들 둘, 딸 둘을 낳아 젊을 적부터 사업도 하고 농사도 지으며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 모를 정도로 바쁘게 살았다.
오도섭 어르신은 “우리 젊어서는 다들 그렇게 어렵게 살던 시절이었어”라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는 힘든 줄도 모르고 살았던 것 같아”라고 말한다.
오 오르신은 24살 새파랗게 젊은 나이부터 운수사업을 시작했다. 젊은 패기와 열정으로 30살까지 사업을 운영하며 남들보다 부지런히 살았다는 오 어르신.
30살이 되자 젊은 나이에 타지로 나갔던 오 어르신은 조상대대로 살아온 고향땅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벼농사를 지으며 지금껏 한평생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다.
오 어르신은 가슴깊이 묻어뒀던 기억을 이야기한다. 젊은 시절 실수로 발생한 교통사고는 지금도 가슴 한켠에 남아있다.
오 어르신은 “벌교에서 교통사고가 크게 났어. 그때 사고를 생각하면 지금도 후회가 돼. 이후 사업을 접고 고향으로 내려왔어”라고 말한다.
젊은 시절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일하느라 모두 보냈지만 오 어르신의 노후는 자식들 덕분에 편안하게 살아가고 있다.
오 어르신은 “자녀들이 영광지역에 살고 있어서 아무 걱정없이 잘 지내고 있어”라며 “다른 양반들은 자녀들이 다들 외지로 떠난 경우가 많은데 우리 자식들은 영광에 살고 있어서 자주 방문해”라고 말한다.
66세에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고 홀로 자식들을 키워온 오 어르신은 아내에 대한 그리움은 묻어둔 채 오로지 아들, 딸을 위해서만 살았다.
“한번씩 보고싶기도 한데 지금은 아들, 딸들이 잘해주니까 잊어버리기도 해”라며 웃는 오 어르신.
교통사고로 다리가 불편하지만 그래도 오 어르신은 매일 경로당에 나와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식사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며 편안하게 생활하고 있다.
오 어르신은 “이제는 바라는 것 하나도 없지. 우리 아들, 딸이랑 손주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내 소원이야”라고 말한다.
김진영 기자 8jy@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