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반하지 않는 ‘산’은 영원한 나의 동반자
배반하지 않는 ‘산’은 영원한 나의 동반자
  • 박은정
  • 승인 2005.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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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일과 함께하는 산이야기 마감하며
지난 2003년 4월10일 본지 지령 00호부터 연재를 시작해 지난 23일 지령 134호까지 100회 동안의 연재를 마감한 김종일씨. 그를 만나 산사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나주 봉황면에서 2남4녀의 장남으로 태어난 김 씨는 “어린시절 그림에 소질이 있었지만 부모의 반대로 꿈을 포기하고 공고를 진학해 졸업 후 전자업을 하면서 쉬는 날에는 낚시를 즐겼고 조금씩 산을 올랐었다”며 “그러던 1986년 조선일보에서 당시 차장을 지내던 이오봉 선생을 만나 함께 지리산을 오르며 산에 대한 느낌을 제대로 알아가기 시작했다”고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하게된 동기를 밝혔다.

사실 그는 낚시뿐만 아니라 틈만 나면 유익하지 못한 오락을 즐기며 지냈다고 했다.
이렇게 산과 깊은 인연을 맺게된 김 씨는 즐기던 낚시와 오락을 버리고 산을 사랑하기 시작했고 산에 대한 모든 지식을 심도 있게 연구하며 배워 나가기 시작했다.

“산을 찾을 때는 방문하고자 하는 산에 대한 정보를 미리 파악해 출발해야 하며 현지에 도착해 정확한 이해가 어려우면 산사를 찾아가 큰스님과 대화를 하면 정확한 정황을 알 수 있습니다.

큰산이 있는 곳엔 큰 사찰이 있기 때문입니다. 큰스님은 큰산에 대한 역사는 물론이고 마을의 역사까지 모두 상세하게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

김종일씨는 20년 가까이 산을 오르며 수많은 산을 찾아다녔고 어려운 난관에 부딪칠 때면 산사의 큰스님을 찾아 정보를 얻고 고독한 산행의 위안을 삼았던 것이다.

“한번 산을 찾아 떠나면 4~5일씩 그 산에 머물렀고 산의 곳곳을 알아보기 위해 항상 홀로 산을 오르며 위치를 파악하고 거리를 재며 유래와 전설 등을 찾아 다녔다”며 “그렇게 오르며 메모한 모든 자료들이 <영광21신문> 산이야기를 채워가는 훌륭한 자료가 됐다”고 전한 김 씨는 대한산악연맹 학술위원을 7년간 맡아 산악연감 편집 등을 도왔으며 현재 활동중인 서해산악회 회장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며칠씩 산행을 하다보면 산속에서 야영을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지리산 등반을 하고 되돌아 내려오던 중 시간이 늦어져 동행한 친구와 텐트를 치고 잠을 청했습니다. 그날밤은 갑작스럽게 비가 내렸고 하루종일 강행된 산행에 지쳐 비가 오는 줄도 모르고 깊은 잠을 자고 일어나 보니 바로 옆에서 새끼사슴 한 마리가 비를 피해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놀라기도 했지만 산이 연결해준 아름다운 만남이 큰 감동을 안겨 주었지요.”
김종일씨는 이렇게 오랜 세월 산을 찾으며 생각하지 못한 위험에 처하기도 했고 깜짝 놀랄 신비함에 부딪치기도 하며 산과의 인연을 이어왔다.

“내년 후반기쯤 550여곳의 명산을 실은 책 발간을 계획하고 있다”는 김 씨는 “살아가는 인간사는 늘 변하며 속이고 있지만 언제 찾아도 거짓 없고 변함 없이 맞아주는 산의 그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며 그들을 만나기 위한 산행을 꾸준히 이어갈 것”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