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 갈등이요? 우린 그걸 몰라요”
“고부 갈등이요? 우린 그걸 몰라요”
  • 영광21
  • 승인 2019.02.0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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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례·장진하

멀리 타국에서 시집온 며느리지만 딸처럼 생각하는 시어머니와 그런 시어머님을 엄마라고 부르며 모시는 며느리가 있다.
바로 백수읍 길용리의 시어머니 이정례(81) 어르신과 캄보디아에서 시집온 장진하(34)씨의 이야기다.
캄보디아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장진하씨와 이정례 어르신은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한집에서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 구수한 한국요리와 독특한 캄보디아 요리가 모두 밥상에 올라오는 특별한 가정이다. 장 씨는 초등학생 딸과 아들을 키우며 한집에서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고 있다.
이 어르신은 올해로 11년째 시어머니인 본인과 생활하는 막내며느리가 그렇게 고마울 수 없다.
이 어르신은 “우리 며느리가 얼마나 똑똑한지 몰라. 뭐든지 열심히 공부하려고 해”라며 “한국사람이었다면 한창 사회활동을 하고 날로 발전할 나이인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안타까워”라고 말한다.
이 어르신은 한국문화에 서툴렀던 며느리를 위해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쳤다.
장진하씨는 “어머님께서 요리도 손수 가르쳐주시고 늘 옆에서 지지해주는 덕분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며 “덕분에 한국에 와서 하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 무엇이든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장 씨는 먼 타국에서도 외로울 틈이 없다. 인터넷을 통해 가족들과 틈틈이 소통하는 덕도 있지만 친자식처럼 살갑게 대하는 시어머니 덕분이다.
그녀는 “늘 자식처럼 생각하는 어머니 덕분에 먼 타지에서도 외로움 없이 행복하게 잘 지낼 수 있었어요”라고 미소를 짓는다
이정례 어르신은 “처음에는 한국말도 잘 못하고 요리하는 방법도 달라서 종종 부딪쳤어. 그래도 열심히 배우려고 하니 이제는 나보다 요리솜씨가 더 좋아”라며 며느리 칭찬에 여념이 없다.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을 가르키는 말인 고부갈등. 이정례 어르신과 장진하씨가 함께 사는 집에는 고부갈등을 찾을 수 없다.
장 씨는 비록 고향으로 가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설명절에는 한국에서 만난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장 씨는 “시어머니를 도와 반찬도 만들고 명절 연휴를 즐기고 싶어요. 올해 소망이 있다면 더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배우는 것이에요. 어머니와 함께 행복한 하루하루를 만들어가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김진영 기자 8jy@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