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행복하면 바랄 것이 없지”
“지금처럼 행복하면 바랄 것이 없지”
  • 영광21
  • 승인 2019.02.1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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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막동 어르신 / 백수읍 양성2리

자연의 아름다움이 가득 담긴 백수읍 양성2리 범실마을. 산

아래에 위치한 작은 마을에서 특별한 행복을 만들어가는 양막동(83) 어르신이 있다.
불갑면 응봉리가 고향인 양 어르신은 21살에 2살 연상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양 어르신은 결혼 후 언니가 살던 범실마을로 이사를 와 벼농사를 지었다.
모두가 힘들고 어려웠던 시설 딸 넷에 아들 하나를 낳아 길렀다.
양 어르신은 “벼농사를 하며 한 푼, 두 푼 모아서 먹고 살았어”라며 “그때는 시절이 다 그랬지. 먹고 살기 바빠서 정신없이 살았던 것 같아”라고 말한다.
양 어르신은 힘들고 고달픈 시절을 만난 탓에 자식들에게 제대로 해주지 못한게 항상 가슴에 남는다.
양 어르신은 “우리 아이들에게 늘 미안해. 형편이 어려워서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어. 부모로서 자식들에게 해줄 수 없다는 것이 참 가슴 아픈 일이야”라며 “그래도 다들 제 살길 찾아서 잘살고 있어”라고 말한다.
늘 술을 즐겨 마셨던 남편은 10여년전 술 때문에 먼저 세상을 떠났다. 함께 고생하며 기나긴 세월을 살아온 남편은 떠나고 없지만 남편과의 행복했던 기억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고 있다.
이제는 혼자 사는 것이 익숙해진 정 어르신은 매일 경로당에서 마을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즐거운 시간이다.
“효자·효녀 자식들이 전화도 잘하고 집에도 자주 와”라며 “젊은 적엔 고생 참 많았어도 지금은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어”라고 말하는 양 어르신.
매일 경로당에 나와 마을사람들과 함께 밥을 먹고 화투도 치며 시간을 보내는 정 어르신은 1주일에 2번씩 진행되는 요가교실을 손꼽아 기다린다.
다리가 아파 서서하는 동작은 잘하지 못해도 어깨춤이 절로 나오는 흥겨운 음악에 몸을 맡기며 열심히 운동한다.
매일 요가시간이 기다려진다는 양 어르신은 마을사람들과 함께 웃으며 삶의 활력을 되찾는다. “요가수업이 1주일에 2번만 하는데 참 아쉬워”라며 “매일 요가를 했으면 좋겠네”라고 말한다.
이제는 힘들게 살았던 시절도 다 지나고 세월 가는 대로 유유자적 편안한 노후를 보내며 오로지 자식들 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살아간다.
양 어르신은 “지금처럼 재밌고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어. 바람이 있다면 그저 손자, 손녀들 모두 건강하고 무탈하게 잘 지내는 거야”라고 얘기한다.
김진영 기자 8jy@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