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마음놓고 행복하게 살고싶어”
“지금처럼 마음놓고 행복하게 살고싶어”
  • 영광21
  • 승인 2019.03.1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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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국·이복여 어르신 / 염산면 오동리

하늘은 푸르고 선선한 바람이 분다.
염산면 오동리 연화마을에서는 모처럼 좋은 날을 맞이해 경로당 청소가 한창이다. 그런데 유독 눈에 띄는 어르신이 있다. 흙을 쓸고 삽으로 무거운 쓰레기를 드는 일까지 거뜬하다. 박민국(81) 어르신은 연세가 믿기지 않은 노익장을 과시한다.
“나는 평생 여기 연화마을에서 나고 자랐어.” 박민국 어르신은 말한다. “아내는 백수읍 하사리에서 여기로 시집왔어. 나보다 3살 어려. 중매로 결혼해 딸 여섯에 아들 하나를 키웠지.”
평생 흙밭에서 흙을 만진 박 어르신은 많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직접 농사일에 나선다.
젊은 적엔 담배농사도 하고 고추농사도 했다는 박 어르신. 요즘은 700평 논에 벼를 재배하고 있다.
“평생 논밭을 갈고 살아왔는데 힘든 일이 뭐가 있겠어. 그저 늘상 하던 일 그대로 하고 있는 것 뿐이야. 별것 없어.”
농사꾼을 평생 살아온 덕에 박 어르신은 운동이 따로 필요없다.
박 어르신의 아내 이복여 어르신은 “저 양반은 요즘도 매일 새벽마다 일어나고 윗몸일으키기 운동을 매일해”라고 덧붙인다.
딸들은 모두 외지에 나가 살고 있다. 매일 귀가 닳도록 전화하는 효녀들이다. 또 영광에 사는 아들은 주말마다 어르신댁을 직접 찾는 효자다.
박 어르신은 “늙어서 아주 호강이야”라고 효자·효녀 자녀들 자랑에 여념이 없다.
평소 교육에도 관심이 많았던 박 어르신은 어려운 형편에도 부족함없이 자녀들을 가르쳤다. 어렵고 힘든 시절에도 자녀들은 대부분 고등학교까지 학업을 끝마칠 수 있었다.
요즘은 평소 경로당에 나와 마을주민들과 담소를 나누며 하루하루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내고 있다.
“농사하고 경로당도 다니고 하니 따로 운동이 필요없어. 건강비결은 특별히 없어.”
그래도 요즘에는 다리가 많이 아파 걱정이라는 박 어르신. 그래서 자녀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이야기한다.
“나는 이제 나이가 들어서 크게 바라는 것은 없어. 아내도 나도 행복하게 잘 살고 있으니 바라는게 더 뭐가 있겠어. 원하는 게 있다면 아이들이 모두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내는 거야. 지금처럼 마을주민들과 이야기도 하고 농사도 지으며 그저 하루하루 충실하고 건강하게 살고 싶어.”
김진영 기자 8jy@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