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족처럼 화목한 우리 마을”
“한 가족처럼 화목한 우리 마을”
  • 영광21
  • 승인 2019.03.1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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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 군서면 가사1리

 

산과 들 곳곳에는 새싹이 피며 봄기운을 온누리에 알린다. 미세먼지도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고 따뜻한 봄바람이 마을을 감싸고 도는 맑은 날, 군서면 가사1리(이장 김기석) 마을주민들은 당산제를 지내기 위해 400년 수령의 할머니 당산나무 앞에 모였다.
37가구에 45명의 지역주민들이 살고 있는 군서면 가사1리는 자연마을이 가사마을 하나로 깨끗하고 맑은 물로 유명하다.
가사마을은 본래 고려말 공민왕때 마을을 이뤘지만 몇 가구가 살다가 이내 사라졌다.
그러던 중 1597년 정유재란 당시 노량해전에서 이순신 장군과 함께 전투에 참가한 김해김씨 김성인 장군에 의해 마을이 다시 부활했다. 
김성인 장군은 전쟁이 끝난 후 김제군수를 지내고 고창에서 살다가 이곳으로 이사와 살면서 마을이 형성됐다.
마을 중앙에 있는 개울에서 가재가 많이 있다고 해 가재골 또는 가장골이라고 부르다가 가사加沙라고 불렀다.
행낭골에 물이 맑고 깨끗해 선비들이 쉬어갔다는 뜻으로 가사佳士로 불리기도 했다.
지금은 김해김씨와 한양조씨가 마을에 많이 거주하고 있다. 주민들의 연령대는 70대로 고령화 돼 일손이 부족하고 숫자가 적지만 숫자가 적은 만큼 한 가족처럼 똘똘 뭉친 우애로 온 마을이 힘을 합쳐 어려운 일도 거뜬하게 이겨내고 있다.

전통과 문화 깃든 마을
마을 왼편에는 도지정 문화재인 할머니 당산나무가 있다. 예전에는 오른편에 할아버지 당산나무도 있었지만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다. 하지만 가사마을 주민들처럼 굳건한 할머니 당산나무는 4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거뜬히 마을을 지키고 있다.
할머니 당산나무는 도에서 지정한 보호수목으로 마을주민들은 매년 보름날이 되면 이곳에서 당산제를 지낸다.
김 원 노인회장은 “매년 보름날마다 이곳에 모여 당산제를 지내며 전통을 이어가고 주민들의 화목을 다지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라며 “올해는 마을에 상이 있어 조금 늦어져 이번 3월에 당산제를 지내게 됐습니다”라고 말한다.
오랜 전통이 끊이지 않고 이어질 수 있는 것은 한 가족처럼 화목한 지역주민들 덕분이다. 가사마을 주민들은 매일 식사를 함께 한다. 점심뿐만 아니라 저녁까지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하는 특별한 마을이다.
특히 마을화목에 솔선수범하는 김기석 이장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김 이장은 마을에 부족한 점이 없는지 늘 고민한다.
언제나 화목한 가사마을에도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마을에 일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 농로 곳곳에 허물어진 곳이 많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
김 이장은 “마을 농로가 허물어져 마을주민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라며 “농로 보수공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한다.
김진영 기자 8jy@yg21.co.kr

김기석(75) / 마을이장

마을 농로가 허물어져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농로 보수공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습니다.

 

 

박영자(77) / 마을주민

우리마을은 매일 식사를 함께 하는 화목한 마을이야. 점심뿐만 아니라 저녁까지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나누고 그날 하루 있었던 일을 마을주민들과 모두 함께 공유하곤 해.

 


김  원(80) / 노인회장

매년 정월 보름날마다 이곳에 모여 당산제를 지내며 전통을 이어가고 주민들의 화목을 다지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어.
올해는 마을에 상이 있어 조금 늦어져 이번에 당산제를 지내게 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