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 덕분에 행복하게 살아”
“자식들 덕분에 행복하게 살아”
  • 영광21
  • 승인 2019.03.2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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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복순 어르신 / 군남면 동월1리

알록달록 꽃향기가 경로당을 흠뻑 적신다.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하지만 그래도 곳곳에서 봄물결이 울렁이는 꽃향기가 봄을 알린다.
봄기운이 울렁이는 느즈막한 오후 군남면 동월1리에서는 벌써부터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손길로 분주하다.
주민들의 수다소리가 정겨운 군남면에서 동월1리 제일 연세가 많은 장복순(94) 어르신을 만났다.
백수읍 학산리가 고향인 장복순 어르신은 18살에 2살 연상 남편과 결혼해 슬하에 아들만 여섯을 둔 아들부자다.
장 어르신은 “시아버지, 시어머니가 어찌나 그렇게 귀하게 여겼는지 모른다”고 회상한다.
장복순 어르신은 “18살 어린나이에 중매로 남편과 결혼했어. 아무것도 모를 나이에 시집와서 하나부터 열까지 몸소 부딪쳐가며 배웠지”라며 “우리 시어머니, 시아버지가 얼마나 양반이었는지 몰라. 나는 시집살이가 뭔지도 모르고 자라서 다들 부러워 했다니까”라고 말한다.
채소장사를 하는 남편과 함께 알콩달콩 평생을 함께 살았다. 일제 강점기까지 겪고 한국전쟁 당시에는 염산면까지 피난을 갔던 순간도 기억에 남는다. 남편은 73살에 먼저 세상을 떠났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지 벌써 20여년이 흘렀다니 세월이 야속하기만 하다.
그래도 장 어르신이 외로운 줄 모르고 즐거운 노후를 보내는 것은 이웃사촌인 마을주민들과 효자 자식들 덕분이다.
장 어르신은 “다섯째 며느리가 날 모시고 살겠다면서 도시에서 내려와 이곳에서 함께 살고 있어. 우리 작은 아들같은 효자가 또 어딧겠어?”라며 “자식들 모두 전화도 자주하고 효자가 따로 없어”라고 자녀들 자랑에 여념이 없다.
마을주민들은 “장 어르신이 마을에서 나이가 많은데 지금도 글씨도 읽고, 화투도 치고 술도 얼마나 잘 드시는지 몰라요”라며 “건강비결이 뭔지 마을주민들 모두 부러워해요. 마을에서 소문난 주당이라닌까”라고 입을 모은다.
장 어르신은 매일 경로당에 나와 마을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마을에서 소문난 효자 부부와 함께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 장 어르신의 바람은 자녀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이다.
장 어르신은 “요즘은 다리가 많이 아파. 나이가 들면서 느끼는 것이 무엇보다도 건강을 챙기는게 중요한 것 같아. 자식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네”라고 말한다.
김진영 기자 8jy@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