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 영광21
  • 승인 2019.03.28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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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례 / 경로당 식사도우미

“이 양반이 얼마나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솔선수범하는지 몰라요. 매일 새벽마다 나와 청소하고 어르신들의 식사대접을 수십년째 책임지고 있는데 정말 대단한 분입니다.” 영광읍 신하1리 나종순 이장이 손을 추켜세우며 김선례(69)씨 칭찬에 여념이 없다.
김선례씨는 매일 새벽마다 신하리 경로당을 찾는다. 모두가 잠든 새벽시간 경로당을 쓸고 바닥을 윤이 나게 닦는다. 또 점심시간이 되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어르신들 식사대접을 위해 부진런히 움직이다.
지역주민들을 위해 솔선수범한지 벌써 20여년째.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렇게 경로당을 매일 관리하고 있다.
“저는 27살에 염산면 야월리에서 이곳 신기마을로 시집을 왔어요. 남편은 저보다 6살이 더 많았죠. 아주 미남이었어요. 딸 셋에 아들 하나를 낳았어요. 왜 경로당 청소를 하냐구요?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그저 다들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세상은 불행의 연속이었다. 김선례씨는 젊은 시절 교통사고로 남편과 사별했다. 귀가 멀어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됐다. 세상살이는 더욱 처참했다. 자식들만이라도 이 불행에서 벗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에 해외입양 시켜야겠다는 고민까지 했을 정도로 어려운 형편에 처했다.
그래도 나중에 한으로 남을 것이라는 주변사람들의 충고로 마음을 바꿨다. 홀로 품팔이를 하며 번듯하게 세 자녀들을 키웠다. 대학까지 나온 자녀들은 교편을 잡을 정도로 바르게 자랐다. 그녀는 자신의 세상을 바꿨다. 이제 세상은 기쁨의 연속이다.
“젊었을 때 고생을 참 많이 했어요. 말로는 표현할 방법이 없네요. 저도 어려운 시절에 좋은 분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곤 했어요. 그래서 어려운 주변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그때부터 남들에게 베푸는 삶을 살아야 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어요.”
불행하고 힘든 시절을 겪은 만큼 모두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는 김 씨. 그녀는 늘 마을일에 솔선수범하기로 유명하다. 마을에 행사가 있을 때면 제일먼저 나선다.
신기마을 어르신들은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자식들보다 더 살뜰히 챙기니 이런 사람이 또 어딨어”라고 입을 모은다. 늘 경로당 식사를 책임지며 봉사해왔던 김씨는 마을 이장의 도움으로 얼마 전 경로당 식사도우미로 발탁됐다.
김 씨의 바람은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다. 그래서 앞으로도 꾸준히 베푸는 삶을 살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이웃사람들 누구나 다들 불행한 일 없이 누구나 행복하게 세상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받은 많은 도움을 이웃들에게 베풀고 싶어요.”
김진영 기자 8jy@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