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팔한 여든아홉 어르신의 행복한 하루
팔팔한 여든아홉 어르신의 행복한 하루
  • 영광21
  • 승인 2019.04.0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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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학 어르신 / 묘량면 운당리

자연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한 묘량면 영당마을. 골목을 하나 돌면 펼쳐진 넓은 평야와 다리를 건너면 나오는 마을 어귀에 자리잡은 큼지막한 나무가 인상적인 이곳에 튼튼한 나무만큼이나 건강을 자랑하는 이현학(89) 어르신을 만났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이현학 어르신은 28살에 대마에서 온 4살 연하 아내를 만나 중매로 결혼했다.
젊은 시절 군대에 있으면서 전쟁을 겪는 등 파란만장한 시절을 겪어왔다고 회상하는 이 어르신. “내가 군대에 간지 꼭 1년이 되던 해에 전쟁이 났어. 새파랗게 젊은 나이에 전쟁을 겪었지. 휴전되고 나서야 고향마을로 돌아올 수 있었어. 그 후로 여기서 쭉 벼농사를 지으며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네.”
이 어르신은 아들 셋에 딸 하나를 키웠다. 행여나 자녀들이 남들보다 부족하지는 않을지 늘 걱정이 앞섰다는 이 어르신. 그래서 더욱 더 자녀들 교육에 열성적이었다고.
“우리 자식들은 다들 고등학교까지 나왔어. 애들이 공부를 잘해서 고등학교를 광주로 보냈어. 그 당시에는 마을에서 광주까지 고등학교를 다니는 게 흔치 않았지. 내가 젊어서 시절을 잘못 만나 중학교에 다니다 그만두게 됐는데 우리 자식들은 걱정 없이 가르치고 싶었어.”
이 어르신 덕분에 부족함 없이 자란 자녀들은 광주며 안산, 서울 등 외지에서 지내고 있다. 자녀들은 이 어르신이 부족한 것은 없는지 늘 전화하는 효자, 효녀다. 명절만 되면 작은 집이 북새통을 이룬다.
“우리 큰손자가 이번 가을에 결혼해. 자식들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으니 이보다 더한 행복이 어디 있겠어.”
지금은 아내와 함께 한가롭게 노후생활을 즐기고 계신 이 어르신. 많은 연세에도 건강을 자랑한다. 젊을 적 운동을 즐겨한 덕분에 마을에서 건강하기로 소문날 정도다.
이 어르신은 아흔이 가까운 나이에도 지난해까지 텃밭을 손수 가꿀 정도였다.
“내가 젊어서 마라톤을 하고 축구도 했어. 운동이라면 가리지 않고 뭐든 즐겨하는 편이었지. 그래서 이렇게 건강한 것 같아. 그래도 요즘에는 나이가 든 것을 부쩍 느끼고 있어.”
이 어르신에게 바람이 있다면 자녀들 모두 건강하고 화목한 하루하루를 사는 것이다.
이 어르신은 “자식들이 모두 잘되고 화목하게 잘 지내면 바랄게 뭐가 있겠어. 손자, 손녀들까지 지금처럼 모두 다 건강하고 화목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그것 말고는 특별히 바라는게 없어”라고 말한다.
김진영 기자8jy@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