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을 적보다 더 바쁘게 노후를 보내는 노부부가 있다. 올해로 결혼 57년을 맞이한 김근호(84)·김옥금(82) 어르신은 너무 바쁘고 즐겁게 사는 까닭에 늙을 시간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김근호 어르신은 “내가 27살에 친구 소개로 맞선을 봤는데 우리 아내를 만나서 한눈에 반했어”라며 “아들만 다섯 낳아서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고 있어”라고 말한다.
“딸을 기르고 싶어서 자식을 낳다보니 아들만 다섯이 생겼다”며 맞장구치며 웃는 김옥금 어르신. 군서면 총각과 영광읍 처녀는 이렇게 만났다.
두 어르신은 영광읍 단주리에서 옷가게 <신정상회>를 운영하고 언제나 서로 의지하고 웃으며 행복하게 살았다.
두 어르신들 덕분에 자녀들은 부족한 점 없이 학업을 마쳤다. 다섯 아들 중 네명이나 대학을 보냈다고.
두 어르신은 “큰아들은 회사 다니고 둘째하고 넷째는 장례지도사야. 셋째는 한독제약 이사하고 있고 다섯째는 물리치료사인데 매번 집에 물리치료기를 가져다놔”라고 말한다.
명절만 되면 내려오는 자식들에 손주들까지 온 집안이 북적거려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두 어르신은 요즘 너무 바빠서 서로 얼굴볼 시간도 없다. 즐거운 노후를 보내느라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른다.
김근호 어르신은 대한노인회 노래교실 회장이다. 또 한궁심판자격증을 갖고 있다. 노래교실은 8년, 한궁은 4년, 게이트볼은 9년째 활동하고 있다. 오전에는 아침일찍 노래부르러 나가고 오후에는 한궁과 게이트볼을 즐기다 오후 6시반이 돼서야 퇴근한다.
또 김옥금 어르신은 옥당마을아파트경로당 총무를 맡아 부지런하게 즐거운 노후를 보내고 있다.
김근호 어르신은 “나는 손인호 노래를 제일 좋아해. 한궁은 요즘 푹 빠져있어. 게이트볼은 대회 출전만 서른번을 넘게 했어”라고 말한다.
김옥금 어르신은 “건강비결이 뭐야. 너무 바쁘고 재밌게 살다보니 우리는 나이들 시간이 없어. 그게 건강비결인가봐”라며 웃는다.
하루하루가 너무 즐겁다고 말하는 두 어르신. 혼자가 아닌 둘이기에 나이가 들어서도 함께 여생을 보낼 수 있음이 감사하기만 하다.
두 어르신에게 바람이 있다면 지금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며 자식들에게 걱정 끼치지 않는 것이다.
두 어르신은 “건강하게 살다 바람처럼 떠나면 그게 최고야. 지금처럼 아픈 곳 없이 행복하게 알콩달콩 사는게 우리들 소망이야”라고 말한다.
김진영 기자8jy@yg21.co.kr
김근호·김옥금 어르신 / 영광읍 단주리
저작권자 © 영광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