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오순도순 행복하게 살고 싶어”
“지금처럼 오순도순 행복하게 살고 싶어”
  • 영광21
  • 승인 2019.05.2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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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금 어르신 / 군남면 동간리

구불구불 산길을 따라 올라가야 모습을 드러낸 군남면 동간리 오강경로당은 점심준비로 분주했다.
주말사이 마을주민 한명이 잡아온 생선으로 얼큰한 매운탕을 뚝딱 완성시키는 어르신 한분이 눈에 띈다. 마을주민들은 “이 양반은 연세가 있어도 매일 경로당 식사를 손수 차릴 정도에요”라고 입을 모은다.
군남면이 좋다는 소문을 듣고 백수읍에서 30여년전 이곳으로 정착을 왔다는 정영금(85) 어르신이다.
정 어르신은 18살에 2살 연상 남편을 만나 아들 넷에 딸 셋을 키웠다. 고추농사, 벼농사, 담배농사를 하며 자녀들을 키웠다는 정 어르신.
세상에 근심걱정없는 사람이 어딧겠냐마는 정 어르신은 돌이켜 생각해보면 어찌나 기구한 운명이었는지 세월이 야속하기만 하다.
“백수읍에 살 당시에는 시어머니, 시아버지도 모셨어. 남편은 참 부지런하고 얌전한 양반이었어. 백수읍 홍곡리에서 마을이장까지 할 정도였지. 자식은 일곱이었는데 막내딸은 7살에 군인 차에 치여서 세상을 떠났어. 그 어린 것을 생각하면 늘 가슴이 메여와.”
30여년전 군남면 동간리에 정착했다. 집도 손수 수리하고 땅도 일구면서 살았다. 부족하지만 하루하루에 충실한 삶을 살아왔다.
정 어르신은 “예전에야 시절이 그랬겠지만 우리 때는 정말 살기 힘들었어. 자식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해서 항상 미안해. 남편은 46살에 먼저 세상을 떠났어. 자식들은 부산이며 여수며 외지에 정착해서 살고 있어”라고 말한다.
어렵고 힘든 젊은 시절을 보냈지만 그래도 군남면으로 이사오길 정말 잘했다고 말하는 정 어르신.
늘 한가족 같은 마을주민들이 있기에 외로움없이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었다. 최근에는 큰딸이 영광으로 귀농을 와서 정 어르신을 자주 찾아뵙는다.
“나는 요즘도 정말 바쁘게 살고 있어. 몸이 불편에서 멀리는 못가지만 보행기 밀면서 마을 산책도 다니고 경로당에서 주민들하고 이야기도 하면서 노후를 즐기고 있어. 주민들이 다들 한가족 같아서 힘든 것은 없어.”
마을주민들은 “정 어르신은 경로당 식사도 손수 차리고 가끔씩 청소도 할 정도로 부지런하고 손재주가 좋은 양반이에요”라며 “젊을 적부터 매일 주민들 식사를 손수 차려왔어요”라고 말한다.
정 어르신에게 바람이 있다면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내는 것이다.
정 어르신은 “아픈곳 없이 행복하게 살다가면 그게 복이지 뭐”라며 “기초연금이나 좀 올랐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며 웃는다.
      김진영 기자8jy@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