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삶에 희망을 선물하고 싶어요”
“아이들의 삶에 희망을 선물하고 싶어요”
  • 영광21
  • 승인 2019.05.2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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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진 /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영어강사

삶이 누구에게나 호락호락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것은 어른이든 아이든 할 것 없이 마찬가지다.
남들에게 말할 수 없는 상처나 사연 때문에 혹은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학업을 포기한 아이들이 있다.
이처럼 길을 잃어버린 아이들에게 나침판이 되고 있는 선생님이 있다.
영광군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오세진(47)씨는 2년전 영광지역 학교밖 아이들의 검정고시를 위한 영어선생님으로 첫걸음을 내딛었다.
“1주일에 2번 2시간씩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영어선생님이지만 제가 하는 일은 주로 끈기있게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에요. 제가 지도하는 아이들은 저마다 각자의 사연으로 상처를 갖고 있어요. 누군가 그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것만으로도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대부분의 수업시간을 아이들과 소통하는데 보낸다는 오 씨는 “상담까지는 아니다”며 겸손하게 말하지만 그녀는 세상으로부터 소외받는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어주는 몇 안되는 사람들 중 한명이다.
그녀는 “저는 단지 수업을 할 뿐이지만 상담사 분들은 직접 집까지 찾아가 아이들 한명 한명을 설득해요”라며 자신보다는 영광군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상담사들이 정말 많은 고생을 한다고 강조한다.
그녀는 조금은 다른 길로 들어선 아이들이 올바른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검정고시대비반 영어교실 수업을 맡고 있다.
“꼭 아이들만 수업을 듣는 것은 아니에요. 어렸을 적 학업을 마치지 못한 어르신들이 수업을 듣는 경우도 있어요. 수업에 피해를 준다고 생각해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참 안타까워요. 사실 수업에 나와주는 것만으로도 정말 큰 감사함을 느끼곤 하거든요.”
오 씨는 최근에는 어느 학생으로부터 그녀의 생일날 감사하다는 선물을 받기도 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작지만 동시에 큰 선물에 정말 많은 보람을 느꼈다고.
“사실 모든 아이들이 마음을 여는 것은 아니에요. 수업을 듣다가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그래도 한명의 아이들이라도 마음을 열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기쁨은 없는 것 같아요.”
오 씨의 목표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해줄 수 있는 선생님으로 기억되는 것이다. 오 씨는 “한명의 아이라도 어려움을 이겨내고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전해주고 싶어요. 작게나마 아이의 삶에 변화를 줄 수 있었던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김진영 기자 8jy@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