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불편한 이들에게 희망을 전해요”
“몸이 불편한 이들에게 희망을 전해요”
  • 영광21
  • 승인 2019.06.14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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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미 / 지체장애인 활동지원가

“처음부터 지체장애인 활동지원가를 생각한 것은 아니였어요. 가족중 몸이 불편한 분을 돌보면서 자연스럽게 지체장애인들의 어려움을 알게됐고 봉사활동을 하면서 시작한 일이 어느덧 10여년이 넘게 흘렀네요.”
일상적인 일도 장애인들은 큰 어려움을 겪는다.
길을 건너는 간단한 일도 눈이 보이지 않거나 몸이 불편한 지체장애인들에게는 큰 곤욕으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정경미(40)씨는 이처럼 일상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들을 위한 손과 발이 되어주고 있다.
정 씨는 본래 간호사였다. 30대에 지체장애인 활동지원가로 시작했다. 정 씨와 함께 시작한 이들 중 태반이 힘들어 일을 그만뒀다. 젊은 나이에 두 아이와 일찍 사별한 동생의 조카들까지 네 아이를 손수 키울 정도로 억척스러운 성격이다.
“처음에는 아이들과 함께 사회복지시설 봉사활동을 하면서 지체장애인 활동지원가라는 일에 대해 알게 됐어요. 몸이 불편한 가족을 돌봤던 경험도 있고 간호사로 근무했기 때문에 남들보다 빨리 일에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지금은 적응이 돼 힘든 줄 모른다”는 정 씨. 처음에는 ‘한번만 최선을 다해보자’는 각오로 시작했던 일이 천직이 됐다.
뇌출혈로 쓰러져 치매까지 온 까닭에 물건을 집어던지는 지체장애인을 돌보기도 했다. 꾸준한 운동으로 증세를 호전시켜 가족들로부터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기도 했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도움을 주기도 한다. 단순한 도움에 그치지 않고 정해진 업무범위를 넘어 식사에서 청소까지 몸이 불편한 이들을 위해 쾌적한 환경을 마련하는데 힘쓰고 있다.
‘지체장애인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 것 같냐’는 질문에 정 씨는 ‘사람들의 시선’이라고 답한다.
정 씨는 “몸이 불편한 것도, 눈이 안보이는 것도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어요”라며 “그러나 지체장애인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편견어린 눈빛은 지체장애인들의 마음에 큰 상처를 남겨요”라고 말한다.
그녀의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자란 큰 조카는 간호사의 길을 걷게 됐다. 그녀는 이웃과 가족의 삶에 희망을 선물하고 있는 것이다.
정 씨는 앞으로도 지체장애인들을 위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말한다.
“우리 사회 곳곳에는 여전히 소외된 장애인들이 많아요. 지체장애인분들은 특히 문화적 혜택으로부터 소외받는 점이 참 안타까워요. 일반인들은 쉽게 생각하는 일들도 그분들에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앞으로도 보람과 긍지를 갖고 지체장애인들의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어요.”
김진영 기자 8jy@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