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를 달군 이낙연 의원의 말말말

민주당 이낙연 의원 만큼 ‘말’과 ‘글’에 유달리 신경을 쓰는 정치인도 드물다. 단어 하나를 고르는데도 고심 끝에 선택한다. 대변인 시절 이 의원은 군더더기 없는 논평으로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2005년에도 예의 ‘이낙연 표’ 말의 성찬이 이어졌다.
▲ "하나만 아는 일본 우익 세력 답답하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으로 한일 관계가 들끓었던 지난 3월 한일의원연맹 소속인 이낙연 의원은 일본을 방문하고 난 뒤 한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일본 우익세력에 대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고 공격했다.
동아일보 재직 시설 일본 특파원을 지내 정치권 내 대표적 일본통으로 꼽히는 이 의원은 국회 독도 특위 활동을 하며 ‘독도 문제’ 해결을 모색했다. 이 의원은 독도문제 해결을 위한 범국민적 협의체인 ‘독도협회’ 창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 “복지는 중도좌파적으로, 외교안보는 중도우파적으로”
지난 4월 열린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이낙연 의원은 “정부가 중도에 서서 서민복지는 중도좌파적으로 외교안보는 중도우파적으로 전개하는 것이 옳다”며 정부 정책에 충고를 던졌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이 의원은 독도협회 창설, 영문판 국가지도 제작 등을 제기했다.
▲“방폐장 건설은 필요하다. 그러나 이를 둘러싼 여론은 자유롭고 공정하게 형성되고 표현되어야 한다”
지난 5월 경향신문은 산업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이 2003년과 2004년 전북 부안에서 방사성폐기물처리장에 대한 여론을 유리하게 조성하기 위해 사실상 여론조작을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 직후 이 의원은 논평을 내고 “산자부와 한수원의 인권침해와 정치개입의 의혹은 또 다른 문제로서 엄정하게 규명되고 시정돼야 한다”며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소집을 촉구했다.
▲ “이혼 어렵지만 재결합은 더 어려워”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합당론이 불거지던 지난 5월 이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제 정파간 연합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을 이혼과 재결합으로 비유하며 재결합의 조건으로 여섯 가지를 들었다. △ 서로에 대한 기본적 신뢰와 △ 결정적 험담을 하지 않을 것과 △ 재산에 손해를 끼쳐서도 안되며 △ 이혼한 후에도 다른 이성을 만나지 않아야 하고 △ 설사 만났다 하더라도 서로 사랑하지 않는 것이 좋고 △ 사랑하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피곤한가?”
노무현 대통령의 5·18 기념사에 대해 이낙연 의원은 전에 비해 감동이 없다며 청와대 보좌진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 의원은 5·18 광주 민주항쟁 25주년 기념사 내용이 “보통보다 짧았으며, 내용이 덜 충실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혹시 요즘 청와대가 피곤한가? 아니면 연설문 작성팀이 과로한 상태인가?”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이낙연 의원은 스스로 말에 집착한다고 토로한다. 이 의원의 말에 대한 생각은 이렇다. 알기 쉽고 감동을 주면서도 격조를 유지하고 때로는 재미있어야 한다. 2005년 하반기, 이 의원이 어떤 말들을 쏟아낼 것인가.
영광21/여의도통신 =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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