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공경에 무슨 조건이 있겠습니까”
“부모공경에 무슨 조건이 있겠습니까”
  • 박은정
  • 승인 2005.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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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당골칭찬릴레이 / 윤여삼 / 영광읍
영광읍 녹사리 영진아파트에 해질 무렵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모자가 있다. 몸이 불편해 보이는 어머니와 그 어머니를 부축하는 아들이 실강이를 벌이는 모습을 이곳에선 자주 볼 수가 있다.

영광원자력본부 제2발전소 발전운영실에 근무하고 있는 윤여삼(44)씨. 그가 바로 지난해부터 날씨가 아주 추운 날을 제외한 거의 날마다 중풍으로 쓰러진 어머니를 모시고 나와 운동을 시키고 있어 주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불갑 녹산리 인산마을이 고향인 윤 씨는 2남2녀의 장남으로 중풍으로 쓰러져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를 지극 정성으로 모시고 있어 높은 칭찬을 듣고 있는 것.

윤 씨는 “고혈압을 앓고 있던 어머니는 여러 번 중풍으로 쓰러지셨고 지난 97년에는 뇌경색으로 인한 건강악화로 전신이 마비돼 거의 회복이 불가능 할 만큼 매우 절망적인 상황이었다”며 “그 후 오랫동안 병원에서 생활하시던 어머니는 고향집으로 돌아와 아버지와 지내셨지만 지난해 1월 아버지가 폐암으로 돌아가신 후 영광으로 모셔와 돌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어머니의 건강을 돌보기 위해 불갑에서 생활하다 자녀들의 교육문제로 지난 99년에 영광으로 나왔었다.어머니를 모셔온 김 씨는 그 날부터 거의 거동을 못하는 어머니의 회복을 위해 매일 저녁 운동을 시켰고 이런 아들의 노력으로 어머니의 건강은 크게 호전되고 있다.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은 “아무리 부모라고는 하지만 직장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날마다 어머니 운동을 시키는 것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런 아들의 노력과 정성은 예전 같지 않은 부모와 자식간의 정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하며 많은 교훈을 남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윤 씨는 “당신이 몸이 불편하다 보니 운동을 게을리 하셨지만 어머니는 점점 몸이 회복되는 것을 스스로 느끼시고 요즘은 열심히 운동을 하고 계시다”며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는 보행보조기구를 이용해 운동을 하셨지만 지금은 지팡이에 몸을 의지해 운동을 하실 만큼 건강이 많이 좋아지셨다”고 뿌듯함을 밝혔다.

그는 또 “자식으로서 몸이 불편한 부모를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며 “어머니가 스스로 걸으실 때까지 어머니와의 운동은 쉬지 않고 이어갈 것이다”고 강한 각오를 밝혔다.

그에겐 남편의 어머니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너그럽게 이해하는 아내와 딸 그리고 쌍둥이 아들이 있다. 아버지와 할머니의 운동을 함께 도와주는 윤 씨 자녀들의 밝은 표정속에서 또 다른 효심이 자라고 있음을 느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