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축제 축제 인터넷공모전 동상 수상작
상사화축제 축제 인터넷공모전 동상 수상작
  • 영광21
  • 승인 2019.10.2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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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상 수상작 - 김영순 / 전라남도 영광군

어머니의 상사화

나를 남겨 두고 당신이 떠나는 순간을
이별이라 하겠지
애당초 가슴에 품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얼마동안 따뜻할 수 있었을까

이별은 햇살에 녹아버린 아이스크림 같은 것
불갑사 오름길에는 지는 꽃이 유난히 붉었다
바람이 스칠 땐
입술이 물고 있던 생각들을 털어내고
떨어진 향기만 돌 틈 사이로 질펀했다
한 세월 흔들리는 것들은 절절한 아픔을 이해하는 것
잠재우지 못한 것들은 눈물 젖은 장문의 편지
당신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난
온 종일 한 문장도 빠져 나오지 못했다

축제는 생의 마지막처럼 저물고
나는 불갑사 뜨락에 앉아
가버린 것들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다
울컥거리는 바람따라
그리움 하나 마음 언저리에
못다 핀 추억들은 어디쯤에서 서성일까

등 돌리고 간 자리에
용을 쓰며 밀어 올린 것들

자꾸만 당신 얼굴이다
 


■ 동상 수상작 - 배종숙 / 울산광역시 중구

상사화

잊으려 눈 감은 밤 달빛도 들춰 열고
창 너머 저 멀리서 흰구름 날아가네
말 못할 사연의 둘레 돋아나는 님이여

속가슴 뒤척이며 별 보고 샘을 하다
지긋이 웃는 대문 신새벽 손님 앞에
무엇이 못 미더워서 저리 홀로 슬픈가

은은히 말문 걸고 흙 묻혀 움튼 사랑
잎 홀로 사라지고 꽃잎도 젖어들어
어쩌다 꽃대궁 홀로 전설 앞에 서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