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서로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 영광21
  • 승인 2020.01.0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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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킴초린 다문화여성 / 염산면

“처음에는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결혼 후에 남편이 다리 수술을 하면서 일을 할 수 없게 됐어요. 말도 안 통하고 한국음식을 만들 줄도 몰랐어요. 지금은 모든 것이 안정됐어요. 정말 편안하고 행복해요.”
송킴초린(32)씨는 인터뷰가 있는 날 염산면에서 직접 운전을 해서 말기암을 앓고 있는 시아버지를 영광에 있는 병원으로 모시고 왔다고 했다.
송킴초린씨는 캄보디아 깜봉짬에서 태어났다. 2008년 김양진(50)씨와 결혼을 하면서 한국으로 이주했다. 현재는 염산면에서 시부모를 모시고 살면서 100여마지기의 쌀농사를 짓고 있다. 그녀는 시부모님 병간호와 농사일 그리고 염산초에 다니고 있는 민형·유빈 두 아이의 양육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던 중 기쁜 소식을 들었다.
그녀는 지난해 11월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에서 시상하는 ‘아산 다문화 가족효행상’을 수상했다. 중증 장애를 가진 배우자와 암투병중인 시아버지, 고관절수술로 오른팔 사용이 어려운 시어머니를 모시면서 두 자녀를 훌륭히 키웠다는 공로에서다.
심사과정에서 심사위원들은 마을 주민들의 현지 확인 인터뷰도 직접 했다고 한다. 염산면 축동리에는 젊은 사람이 거의 없고 어르신들밖에 없다고 한다. 그녀는 마을 어르신들께 항상 상냥하게 인사를 하고 네일아트를 배워서 그동안 마을 어르신들에게 네일아트 봉사도 많이 해 드렸다.
또 동네 어르신들을 긴급하게 영광에 있는 병원으로 모셔야 할 때 종종 운전을 해 드리기도 했다. 그래서 마을 어르신들의 칭찬이 자자했다고 한다.
“임신했을 때 시아버지께서 제가 먹고 싶은 음식을 종이에 직접 적어가지고 시장에 가서 사다 주셨어요. 시어머니께는 한국음식 만드는 법을 배웠어요. 제가 많이 어렸기 때문에 시부모님께서 딸처럼 잘 가르쳐 주셨어요”
지난 2017년부터 영광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공부를 시작하면서 그녀의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들과 선생님들 그리고 다문화 관련 공동체들을 만나게 됐다. 다문화이주여성들의 공동체인 톤래샵협동조합을 통해 프리마켓 등에 참가하면서 사회활동을 시작했다.
성실하고 명민했던 그녀는 한국어능력검정시험·컴퓨터자격증도 땄다. 전남여성플라자에서 진행한 한국어·캄보디아어 이중언어강사 자격증도 땄다.
“영광초·법성초 등에 강의를 가서 캄보디아의 문화·생활·언어 등에 관한 강의를 해요. 제 인생에서 일어난 꿈같은 일이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송킴초린씨는 “저는 한국으로 올 때 지금의 내가 행복하면 한국에 가서도 행복할 것이라고 믿었어요. 서로 믿고 사랑하면서 앞으로도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