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지역내 기업과 지역사회의 상생·발전은 과연 어려운 문제인가?
특별기고 - 지역내 기업과 지역사회의 상생·발전은 과연 어려운 문제인가?
  • 영광21
  • 승인 2020.02.21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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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철옹성 같던 GM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도요타가 글로벌 자동차시장1위에 올라섰다. 그러나 그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운전 중 가속페달이 매트에 걸리는 바람에 급가속 상태가 이어져 사고가 났고 조사결과 명백한 렉서스 차체의 결함이었다. 이에 소비자의 반발은 거셌고 전세계 미디어가 도요타의 결함을 대서특필했다.
도요타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전 세계적으로 판매한 제품 리콜을 시행하는 것뿐이었다. 그 결과는 가히 엄청난 것으로 2010년 전체 리콜차량의 수가 일본내 판매 차량수와 비슷해지는 상황에 이르렀다. 세계 1위라는 영광은 짧았고 추락의 끝은 보이지 않았다. 
도요타에 열광하던 사람들마저도 이제 도요타가 영원히 재기하지 못할 것이라 인정하며 그들의 미래를 차갑게 외면했다. 

전국적인 비난에도 지역사회의 우호여론 확산
도요타는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2012년 도요타는 글로벌 자동차시장 1위를 탈환했다. 그렇다면 도요타를 위기에서 구해낸 것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리콜사태 초기, 도요타는 미국 내 공장에서 생산을 멈춰야만 했다. 당시 미국의회와 소비자들의 비난 여론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고 천문학적인 손해 배상금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도요타는 최대 시장 미국으로부터 퇴출 명령을 기다리는 시체와 다름없었다.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가운데 미국내 지역사회로부터 새로운 움직임이 일어났다. 도요타 공장이 있는 4개주 켄터키, 인디애나, 미시시피, 앨라배마에서 도요타에 대한 미국의회의 비난과 소송이 불공정하다는 항의서신을 보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도요타의 주력차종인 캠리를 생산하고 있던 캔터기주 조지타운은 도요타에 대한 무한 신뢰를 보냈다. 
당시 켄터키주 시장 카렌 팅글 세임스는 “우리지역은 도요타를 믿는다. 도요타는 다시 정상에 설 것이다”라고 두둔했고 지역주민들 대다수도 “우리가 바로 도요타이다”라며 도요타의 위기 극복을 위해 자발적 참여를 아끼지 않았다.
이들에게 도요타는 무엇이었을까? 그들에게 도요타는 단순히 일본의 자동차 브랜드가 아닌 우리 지역을 책임지는 회사였다. 물론 켄터키주는 도요타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은 지역사회이긴 했다. 그러나 경제적 의존도만으로 지역사회의 우호적인 여론이 형성될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지역사회와 진심으로 소통해야 기업 성장
글로벌 전자업체 샤프는 그 반대의 경우이다. 샤프가 몰락의 길로 들어서며 제조공장이 있는 가메야마시의 지역 경제가 휘청거렸다. 주민의 대다수는 자신들의 생계에 대해서는 깊게 우려했지만 샤프의 몰락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샤프는 분명히 가메야마시의 지역경제에 일조했지만 회사의 이익에 기여하는 만큼만 이익을 나눴고 지역사회와 진심으로 소통하기를 꺼려했다. 지역사회는 기업만 성장하고 그에 대한 이익을 지역사회와 함께 공유하지 않는다고 불신했던 것이다.
이 두 지역사회의 반응이 극명하게 차이 난 이유는 지역에 대한 책임감과 지역민과의 상생에서 오는 신뢰감 차이라 생각한다.
도요타는 많은 이익을 내는 것보다 고객과 종업원, 하청업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또 “도시는 기업의 수혜자다. 하지만 기업 역시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개입을 시스템적으로 보장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부정적 측면에 대한 지역사회의 감시는 기업의 자기 혁신에도 기여한다”라고 강조했다. 바로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감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살아 돌아올 수 있었던 도요타만의 결정적인 힘이었던 것이다.

지역사회와 한빛원전 관계설정은…
서두에 도요타의 사례를 이야기 해본 것은 우리 지역사회에 자리 잡고 있는 한빛원전에 대한 고민을 해보기 위함이다. 
한빛원전은 도요타와 같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다면 지역사회와 국민들이 손을 잡아줄 수 있을지 스스로 곱씹어봐야 한다. 지역사회의 든든한 친구이자 버팀목으로써 존재하고 있는지 말이다.
물론 한빛원전과 도요타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한빛원전은 지역사회와 상생보다 더 막중한 안전성 문제가 최우선으로 보장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가능 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한빛원전은 안전과 관련된 문제는 스스로 공개하고 개선시키는 달라진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역사회는 불신의 눈 보다는 정부와 원전을 신뢰하는 서로의 노력이 이어진다면 결국 도요타와 같은 신뢰를 얻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필자는 어서 빨리 각자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상생하고 신뢰하는 한빛원전과 영광군이 되기를 기대해 보며 한빛원전이 있어 지역사회 경제, 문화, 농업이 발전하고 그 원동력이 됐다는 말들이 군민들로부터 입버릇처럼 자주 나오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원문 <위드하라> 김병원 지음 일부 인용)

정길수 
영광농협 조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