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21시론

물산이 풍부한 영광에서의 일제의 수탈은 극심했고 수많은 친일 부역자의 양산을 불러왔다. 이들이 해방공간에서 청산되지 못하고 지역사회의 주류적 위상을 다시 차지함으로서 서슬 퍼런 좌우대립의 과정에서 무고한 양민을 죽음으로 내몬 비극의 씨앗이 되었다.
재론의 여지가 없는 기나긴 군사정권, 이와 같은 역사적 흐름 위에서 오늘을 다시 보고자 함은 과거 역사의 반성없이 새로운 미래는 요원하기 때문이다.
너무도 분명한 침략의 역사를 천연덕스럽게 부정하는 일본의 뻔뻔함은 결국 일본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부메랑이 되는 것처럼 자기자신을 믿지 못하고 자신의 몸담고 살아가는 지역 구성원의 무한한 저력을 폄하하고 힘과 권력의 꽁무니, 전력 사업자(한수원)들이 뿌려대는 돈의 유혹에 빠져 새로운 세력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일단의 세력들이 보여주고 있는 작금의 흐름은 지역 현대사의 부정적 흐름을 연장하는 역사의 반복의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전국의 대다수 지역들은 지방분권의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어 혁신적 지역 개발계획과 장기비전을 실천단계로 끌어올리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지역농업의 위기를 직시하고 자구적 노력과 함께 활로 모색에 성의를 다하고 있다.
낡은 사고와 고정관념, 극단적 경혐주의의 오류는 지금의 시대적 흐름에선 전혀 위력을 발휘할 수 없다. 지역의 정치, 경제, 사회·문화, 농업, 청년, 여성 등 각계각층과 부문이 자기 내부로부터 변화하고 새로운 전망을 수립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정파와 세대를 초월한 미래 지역사회의 총론적 합의가 절실한 지금이다.
지역내 정치 입지자들은 권력의 분점기인 지방선거 자체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어떤 정책적 내용이 지역의 더 나은 미래를 약속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태도와 책임있는 자세가 우선 돼야 한다.
개인의 정치적 야망안에 내편과 내가 속한 소집단의 이익을 극대화하자는 전근대적인 발상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유권자를 끊임없이 대상화하고 정치판의 관전자로 내모는 구태의 재연은 종식되어야 한다.
선거는 지역유지, 행세주의자, 출세주의자들의 경연장이 아니라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미래를 책임질 일꾼의 채용 시험장임을 명심해야 한다. 권력은 공공선에 쓰여질 때 권력으로서의 가치를 발휘하는 것이지 개인의 사욕과 소집단 또는 정파의 기득권 유지의 수단으로 전락하면 권력은 곧바로 역사적 범죄의 온상이 된다.
앞서 언급한 일제치하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국가와 지역을 관통하고 이는 권력자 중심의 역사에서 새로운 지방화와 분권의 요체인 주민참여 민간주도의 지역발전 전략의 새로운 합의의 틀을 구축해야 한다.
그 시작은 현재의 지역 주류세력의 통렬한 자기부정과 주민 스스로의 자발적 참여와 변화의 주도성 강화, 행정의 민주성 제고, 주민여론의 건강한 조정자인 지역언론의 진정한 언론으로서의 자기 정체성 회복이 선결조건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지역의 흥망성쇠는 우리를 둘러싼 객관적 조건보다 우리 스스로의 몫이기 때문이다.
주경채 집행위원장<영광군농업발전기금추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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