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적 논쟁 중지하고 대안 찾아 나서자
소모적 논쟁 중지하고 대안 찾아 나서자
  • 김세환
  • 승인 2005.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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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핵폐기장 유치 논쟁 이제는 접자
지난 2일 영광군의회 의원간담회에서 핵폐기장(방폐장) 유치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주민투표 실시 전단계로 이를 알아보기 위해 실시할 여론조사 찬반투표 결과 11명의 의원중 찬성 5표, 반대 5표, 기권 1표가 나와 여론조사를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

찬성이 설령 높게 나오더라도 실제 법적 구속력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여론조사 실시여부와는 무관했지만 또 다른 지역에너르기를 소모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간담회 직후 모 군의원중 한 분은 본사를 방문, "주민투표 추진여부와는 무관하더라도 주민의사가 과연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신뢰성있는 지역언론사가 여론조사를 해 보는게 좋지 않겠느냐"라며 여론조사 추진을 주문했다.

그러나 본사는 찬반여론을 떠나 설령 찬성여론이 (약간이라도)높게 나왔을 경우 그 이후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자문자답속에 여론조사를 실시할 경우 찬반 여론결과와는 무관하게 또 다른 주민간 갈등을 야기할 개연성이 농후해 이 상태에서 접는게 좋겠다라는 취지로 의원의 제의를 정중히 사절했다.

여론조사는 특정정책 사안을 추진하는데 하나의 잣대가 될 수 있다. 보다 정확한 판단과 원만한 정책수행을 위해서는 일반화된 여론의 향배를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론조사만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기에는 무리수가 있을 수 있다. 특정사안을 단순 계량화해 모든 것을 숫자만으로 결정하기에는 복잡다단한 사회를 제대로 이끌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생활하는 지역사회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찾을 수 있다. 특정사안이 아무리 옳고 정당성을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그 반대편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과반수가 넘는 결정이 나오더라도 다소 아쉬움이 있지만 정책을 추진하지 못하는 경우를 우리는 자주 접할 수 있다.

요근래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하소연하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대안으로 이성적으로는 싫지만 어쩔 수 없지 않겠냐는 자포자기아래 핵폐기장 유치를 추진하는 움직임은 지금도 엄존해 있다. 하지만 보다 냉철하게 보면 이 상황에서 더 이상 이웃들간에 갈등을 야기할 수 있는 주의주장을 접는게 좋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이 든다.

설령 찬성여론이 높을 수 있다. 또한 반대여론이 높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모두 다 수긍할 수 있을 정도의 현격한 차이가 나지 않는 차이는 주민들간의 갈등만 또 다시 부채질하며 외부로 표출할 우리의 소중한 에너르기를 낭비하는 꼴 아니겠는가.

원자력정책을 공부했던 한 선배는 핵폐기장 논쟁이 불거졌을 때 "수만년간의 안전성은 장담할 수 없지만 당장의 안전성이나 에너지정책을 수긍하는 입장인데 주민간 갈등이 가져올 수 있는 피폐함을 생각하면 더 이상의 논쟁은 없었으면 좋겠다"며 핵폐기장 유치논쟁에 대한 견해를 피력했다.

우리 영광은 누가 뭐라해도 농군이며 어군이다. 농민과 어민이 보다 윤택해야 사거리는 물론 영광의 상권활성화, 나아가 우리의 아이들이 살아갈 지역을 지켜갈 수 있을 것 같다. 지역의 가장 많은 생산자층을 유지하는 있는 이들을 무시하고 어떤 것을 결정해 추진할 때 미래는 엄혹해 질 수밖에 없다.

우리 더 이상 소모적 논쟁을 중단하고 미래를 위해 머리를 맞대어 보자. 서로가 양보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서로를 보듬어 보자. 설령 찬성여론이 다소 높고, 반대여론이 다소 높더라도 이젠 양보하고 내일을 향해 나아가 보자.

우리의 아이들을 수치만으로 평가할 때 부모의 마음은 어떠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