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광가속기 구축 최적지 ‘나주 빛가람 에너지밸리’
방사광가속기 구축 최적지 ‘나주 빛가람 에너지밸리’
  • 영광21
  • 승인 2020.04.16 12: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 유치 운동

“전남에 방사광가속기를 유치한다고 하는 디, 대관절 방사광가속기가 뭐요? 방사능하고 연관이 있는 거 아니요?” 며칠전 사무실로 전화를 해온 한 어르신의 물음이다. 어르신뿐만 아니다. 전남도가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유치에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 지난해부터 심심찮게 들어온 얘기다.
결론부터 말하면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는 ‘빛의 공장’으로 불리는 거대한 최첨단 연구시설이다. 방사능과는 하등의 관련이 없다. 단어의 어감 때문에 비롯된 오해다. 
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가속시켜 강력한 빛을 만드는 설비다. 방출하는 빛은 태양의 100억배에 달하는 방사광(적외선, 자외선, X선)으로 일반 현미경으로 볼 수 없는 초미세 물질의 기본 구조와 성질 등을 분석한다. ‘초정밀 슈퍼 현미경’으로 불리는 이유다.
화학, 생물, 전기, 의학 등 기초과학뿐만 아니라 반도체, 바이오신약, 이차전지, ESS(에너지저장시스템), 미래청정에너지, 신소재개발 등 산업분야까지 쓰임새가 무궁무진하다.
3세대에서는 불가능했던 살아있는 세포와 식물의 광합성 과정, 단백질 구조 분석 등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어 신약개발에 없어서는 안될 연구 장비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치료제인 ‘타미플루’,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구제역 백신 개발에도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는 포항공대에 3세대와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운용 중이다. 연간 연구자 6,000명의 1,600여 연구과제를 지원하는 등 연구개발에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노후한 데다 가용 용량 한계에 부딪혀 새로운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다행스럽게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3월27일 방사광가속기와 부속시설을 건립하는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을 공고했다. 올해안에 부지를 선정하고 8,000억원을 들여 2022년 사업에 착수한다는 내용이다. 
광주광역시·전라북도·전라남도 등 호남권 광역단체가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호남권 유치에 팔을 걷고 나섰다. 이유는 명확하다. 정도 천년을 시점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호남권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연구시설인 까닭이다. 호남권이 보유한 산업자원의 기술 고도화와 기초과학 진흥을 꾀하겠다는 굳은 의지의 표출이기도 하다. 전남도가 올해 최대 핵심 과제로 선정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호남권 구축, 국가균형발전 큰 전기
전남도는 일찌감치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타당성 연구용역을 추진하는 한편 스웨덴 맥스포연구소와 업무협약을 맺는 등 방사광가속기 구축 사업에 빈틈없이 대비해왔다. 맥스포연구소는 세계 최초로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를 구축해 운용 중이다. 가동 1년만에 알츠하이머 질병의 주범을 밝혀내는 등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 에너지 부문 연구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다.
호남권 광역단체가 방사광가속기 구축 최적지로 꼽는 곳은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인 ‘빛가람’이다. 에너지밸리가 위치한 핵심지역으로 2022년 3월 개교 목표로 추진 중인 한전공대와 인접한 연구소와 클러스터 부지다. 풍부한 인적·물적 기반과 한전을 비롯한 에너지 연관기업이 모여 있어 방사광가속기 구축의 최적지로 꼽히는 곳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구축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 부지의 기본요건과 입지조건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접근성과 편의성, 정주 여건도 나무랄 데 없다.
부지의 안전성도 검증됐다. 지질조사 결과 한전공대 인근 지역은 중생대 쥐라기 화강암반 지대로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구축에 따른 최적의 장소로 밝혀졌다. 방사광가속기는 지진과 화산 등 열과 압력에 의한 자연재해 위험이 없는 단단한 암석 지반이 적합하다. 
지역균형발전 측면에서 반드시 호남권에 구축돼야 한다는 여론도 빛가람 구축에 힘을 실어준다. 최근 5년간 정부의 연구개발예산 19조원 중 전남에 투입된 예산은 고작 1.4%에 불과하다. 전국 최저 수준이다.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가 호남권에 구축되면 전국적으로 과학기술 경쟁력을 고르게 확보할 수 있어 현 정부가 지향하는 국가균형발전에도 큰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확신한다.

전남·광주·전북 공동 유치 나서
재난 등에 대비해 안정성 확보 차원에서 지역 분산 배치도 필요하다. 현재 대형 국가연구시설은 영남과 충청권에 편중돼 있다. 포항공대에서 운용 중인 방사광가속기를 비롯해 경주의 양성자가속기, 부산의 중입자가속기, 대전에 중이온가속기가 가동 중이다. 반면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권에는 대형가속기 연구시설이 전무하다.
김영록 전남도지사,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우범기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등 호남권 광역단체장들은 지난  3월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호남권 구축 공동건의문’을 발표하고 광역단체간 협력체계를 굳건히 했다.
시·도지사들은 호남권 혁신성장과 국가균형발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호남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데 뜻을 모으고 “2022년 개교 예정인 한전공대를 중심으로 호남권 대학과 방사광가속기가 연계되면 첨단연구 역량이 높아져 미래 핵심기술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가적 과제인 소재·부품·장비산업의 기반을 대폭 확충해 광주의 인공지능(AI)·자동차 산업, 전북의 농업 바이오·탄소산업, 전남의 에너지 신소재·의료 바이오산업 등 호남권의 핵심산업이 크게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호남권 소재 21개 대학 총장과 교수, 전남 22개 시·군의 시장·군수, 의회 의장과 의원 등 각계각층에서 방사광가속기의 호남권 구축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호남의 시·도민들도 염원하고 있다”며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가 전남에 구축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의 정책적인 배려와 지원을 건의했다. 
전남새뜸